제대 꽃꽂으며 주님영광 노래
대자연의 향내가 슬그머니 피어오르는 봄. 가로등 불빛보다 더욱 환하게 백목련 꽃들이 골목을 밝히기 시작하면, 산과 들에 앞다투어 돋아나는 싱그러운 꽃과 풀· 목련 개나리 둥글레 노랑제비꽃 철쭉 산벚꽃… 봄에 피는 꽃도 참 많다.
서울 성내동·정릉성당서 활동
정연숙(마르티나)씨. 꽃을 너무나 좋아하는, 또한 전례꽃꽂이로 주님의 영광을 노래하는 신심깊은 신앙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행위를 거룩한 표징으로 재현하는 전례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데 한몫하고 있다. 서울 성내동과 정릉성당, 은이성지에 가면 그녀의 솜씨를 볼 수 있다.
한때 개신교 신자였던 정연숙씨. 소녀시절, 우연한 기회에 성당에 가 본 그녀는 제대 앞에 놓인 꽃꽂이에 매료됐다고 한다.
『왠지 모르지만 너무나 신비롭고 경이로움이 넘쳤습니다. 그때부터 제대에 꽃꽂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정씨는 『가톨릭신자도 아닌데,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몰랐다』며 『요즘 생각해 보니 아마 주님의 부르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10년째 전례꽃꽂이 봉사
그녀는 결혼하면서 남편 전창대(실베스텔)씨의 인도로 천주교 신자가 됐고, 그와 동시에 평소의 소망을 이뤘다. 봉사한지는 10여년. 그리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전례 시기가 다가오면 3개월전부터 연구한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신자들의 기도와 묵상에 도움을 주려면 이 정도 수고로움은 충분히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성서도 꾸준히 읽고, 가톨릭전례꽃꽂이 모임에도 참가한다. 매주 금요일 새벽 6시쯤이면 어김없이 서울 양재동 꽃시장이나 터미널 꽃가게를 찾는다. 좀 더 생생한 꽃을, 예쁜 꽃을 사려면 일찍 가야한다.
주위에서는 『마르티나 자매는 드러나지 않게 큰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한다. 사회복지시설에, 어려운 사제 등등…. 하지만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묻자 『없다』며 화제를 딴 곳으로 돌린다.
딸 수현(레지나)과 지현(마리아)에게 『항상 겸손하라』고 가르친다는 그녀는 『교회활동의 든든한 후원자는 바로 남편』이라며 삶의 동반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기사입력일 : 200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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