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캔버스로 마우스를 붓으로“따뜻한 사랑을 그리죠”
『컴퓨터의 차갑고 무미건조한 기계적 느낌 속에서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사랑의 언어를 찾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아티스트 김석(라파엘.45.서울 양재동본당)씨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린다. 세종대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한 김씨는 우리나라에 컴퓨터가 보편화되기 전인 80년대 미국 뉴욕 프랫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컴퓨터아트를 전공했다.
컴퓨터 아트는 상상력에 따라 무한대로 펼쳐지는 형태와 색채, 자유로운 표현들로 그를 매료시켰다. 귀국 후 후학 양성에 힘써오던 그는 최근 컴퓨터 아트를 순수미술로 승화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아트」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 등에 의해 우리나라에도 적극 알려진 예술분야. 요즘에는 설치작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창작되고 있지만 영화 등 각종 미디어에 사용되면서 드러나는 상업적 성격으로 순수미술로 발전하는데 어려움 있는 것도 현실이다. 김씨는 이러한 환경 안에서 디지털 아트의 한 분야인 컴퓨터 아트를 순수미술로 자리매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김씨는 『컴퓨터는 그저 손을 대신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늘 나의 새로운 호기심과 상상력을 촉발시킨다』며 『이를 통해 늘 「인간적인 가치와 신앙의 구현」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한다.
컴퓨터 모니터를 캔버스로, 마우스를 붓으로 활용하지만 그가 표현하는 최고의 주제는 「사랑」.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지만 그가 표현하는 작품은 이미 과학이 확보한 인식의 경계 너머를 표현한다.
순수미술세계를 향한 그의 노력은 4월 20~26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모란갤러리에서 펼치는 「컴퓨터로 그린 사랑의 이미지」전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작들의 주인공은 사랑의 상징인 「하트」다. 무한히 변형, 반복되며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펼쳐지는 하트의 향연은 보는 이에게 이야기를 쏟아놓는 듯 펼쳐진다. 「사랑이 싹틈」 「사랑의 모양은 누구에게나 같다」 「사랑의 항해」 「사랑을 꿈꿈」 등을 주제로 22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줄 하나로 「새와 여인」을 그려낸 서정적인 그림도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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