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오니 더 막막하네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갈 곳도 없고 잠잘 곳도 없습니다』
출소한 형제들이 하루에도 몇 명씩 찾아와서 하는 하소연이다. 찾아오는 이들을 면담해 보면 마음이 아프고 막막해진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가진 돈은 없고 일자리도 없고 거기에 몸까지 불편한 경우에는 한숨밖에 안 나온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약간의 용돈을 주며 「열심히 사세요」라는 말을 건네는 것이 전부인 경우도 있다. 세상에 나와 갈 곳 없이 방황하는 이들이 갈 데란 뻔하다. 그래서 교도소에서 다시 만나는 이들이 여럿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고 형제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교정사목을 거쳐간 신부님들도 이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고 마음 아픈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출소한 형제들을 위한 쉼터인 「평화의 집」을 마련하고 함께 생활했다. 형제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낮엔 교도소로, 모임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집에 들어와 형제들의 많은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나눈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힘은 힘대로 들고 형제들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교정센터건립이었다.
요즘 새롭게 시작한 평화의 집에 활력이 넘친다. 형제들 모두 참 열심히 살고 기쁘게 살고 있다.
그중 한 형제는 37살인데 벌써 법무부에서 주는 밥(?)을 20년 넘게 먹은 이다. 소년교도소에서부터 시작해 인생의 반 이상을 교도소에서 생활한 셈이다.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가득 차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자해하기도 했다. 희망 없는 삶, 남은 거라곤 오기뿐이었던 이 형제를 변화시킨 것은 교도관이었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준 교도관을 통해 닫혔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고, 교도관의 소개로 수녀님을 만남으로써 완전히 녹아버렸다.
수녀님의 소개로 평화의 집에 들어오게 된 형제는 요즘 부활의 기쁨 속에 살고 있다. 옆에서 엄마처럼 지켜주시는 수녀님이 계시고, 형제 이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자매들도 계시고, 또 센터 내의 모든 직원들도 아무런 편견 없이 따뜻하게 대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소원했던 가족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있다. 요즘 이 형제는 세상이 참 아름답고 사람들도 너무 예뻐 보인다며 싱글벙글거리며 웃음을 지우지 못한다.
평화의 집에 사는 형제들을 통해 희망을 본다. 형제들의 밝고 맑은 웃음이 본래 그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웃음을 찾아주는 「평화의 집」이 작은 바람이다.
-이영우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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