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성자’ 푸코의 영적대화 담아
버림받은 사람들 위해 사랑·복음 전파한
푸코의 개인묵상·주님과 나눈 대화 기록
『아버지, 이 몸을 당신께 바치오니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저를 어떻게 하시든지 감사드릴 뿐, 저는 무엇에나 준비되어 있고, 무엇이나 받아들이겠습니다』(샤를르 드 푸코의 의탁의 기도 중)
「사막의 성자」로 불리는 샤를르 드 푸코(1858~1916)가 주님과 나눈 영적 대화를 기록한 책 「주님과 똑같이」(샤를르 드 푸코 지음/이동진 옮김/해누리 기획/830쪽/2만5000원)가 출간됐다. 이 책은 샤를르 드 푸코의 영적 저서 프랑스어판 선집을 완역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한 것이다.
「주님과 똑같이」는 사하라 사막의 베니-아베스에서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샤를르 드 푸코가 그동안 주님과 나눈 친밀한 대화, 친지들에게 보낸 사적인 편지, 개인적인 묵상 내용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하라의 은둔 수도자라고 하면 사막 한가운데 담으로 둘러싸인 봉쇄 구역에 틀어박혀 기도만 하는 수도자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샤를르 드 푸코는 「예수님과 똑같이」 살고자 했다. 그는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은 채 끊임없이 사막을 홀로 걸어다니며 복음을 전파했고, 극도의 가난함과 비천함을 추구했으며, 가장 경멸받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헌신을 베풀어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일깨웠다. 즉 그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 가장 버림받은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을 발견하고, 자신의 일생을 통해 복음을 전달하고자 했다.
예수님과 똑같이 살아가고자 했던 그의 숭고한 정신은 인종, 국경, 종파를 초월해 무수한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그가 창설한 남녀수도회인 「예수의 작은 형제회」와 「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가 지금도 그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저는 하느님이 계시다고 믿자마자 그분을 위해서 밖에는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수도 성소는 제 믿음이 싹트자 점지되었습니다』(본문 중)
올해 교황청에서 복자로 시복될 예정인 샤를르 드 푸코의 삶과 영적대화를 다룬 「주님과 똑같이」를 읽다보면 침묵 속에서 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입력일 : 2005-04-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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