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추기경·주교 문장에 색동무늬 덧대니 색다르네
휘장은 예로부터 개인이나 특정 단체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양하게 활용돼왔다.
특히 고정돼 있는 벽과 달리 이동이 편리한 휘장은 건축물의 공간을 분할하거나 강조할 때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교회 휘장 또한 성당 내부의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 신자들이 더욱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여왔다.
한국교회에서는 휘장이 적극 사용되는 편은 아니지만 주교들의 문장을 담은 휘장과 강론대나 해설대를 꾸민 휘장, 수도회 성당을 꾸민 휘장 등을 자주 볼 수 있다.
섬유예술가 이지영(로사리아.43.군종교구 육군중앙본당)씨는 최근 다양한 그리스도의 상징을 담은 이색 「색동 염색 휘장」 작품들을 창작해 4월 27일~5월 3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선보인다.
「생명의 말씀」을 주제로 한 색동 염색 휘장전에서는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전국 각 교구장들과 주교들의 모토와 문장을 담은 휘장 4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문장의 기본형태는 그대로 살리고 각 문장마다 독특한 「십자가」 배경을 덧댄 작품들로 특히 우리나라 전통문양을 응용해 재구성한 십자가가 눈길을 끈다.
모든 휘장은 이씨가 직접 수작업으로 작품을 그린 후 컴퓨터 작업을 통한 디지털 나염으로 실사해 매우 정교한 것도 특징이다. 십자가 외에도 전례 안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상징들을 도식화해 성당 장식품이나 제의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 하다. 몇몇 본당과 수도회에서는 전시 전부터 성당 장식용과 행사용 휘장 주문을 할 정도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는 색동 십자가 병풍과 로사리아 14처를 비롯해 색동 제의, 십자가 넥타이 등의 작품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정웅모 신부(전 서울대교구 성미술감독)는 『최근 유럽교회에서는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례력에 따라 해당 축일의 의미를 담은 휘장으로 성당 벽면을 꾸미는 경우가 많다』며 『오늘날 교회에서 휘장이 지닌 장식적이며 교육적인 가치가 더 커짐에 따라 우리 교회에서도 다양한 휘장이 성당 내부와 여러 행사에 즐겨 사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입력일 : 2005-04-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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