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현존 되새겨
「최후의 만찬」은 단순히 음식을 나누어먹고 예수와 제자들이 마지막 정을 나눈 단순한 만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날 만찬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완성될 자신의 영적 제사와 그 제사를 통해 드러나는 구원의 은총을 계속 기억하도록 하는 자리였다. 이때부터 우리는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계속 전례적으로 거행하라는 말씀에 따라 구원의 원천이 되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성사이자 제사인 미사를 매일 반복해 드리고 있다.
미사는 성체공경 절정
미사는 성체 공경 중에서 가장 절정을 이루는 행위이다. 미사 중에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로 축성돼 음식과 음료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고 그리스도인들은 같은 식탁에서 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먹고 마심으로써 하나가 된다. 그러므로 미사라고 부르는 성체성사의 거행은 그리스도의 행위일 뿐 아니라 교회의 행위로 이어진다.
미사의 형태는 초기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다. 155년경 유스티노 성인이 쓴 글에서는 『「주일」이라고 불리는 날 사람들이 한데모여 사도들의 기록과 예언자들의 글을 읽고 독서가 끝나면 모임을 주재하는 사람이 좋은 일에 대한 권고를 한다. 그후 기도를 하고 빵과 물과 포도주를 섞은 잔을 가지고 와 감사기도를 드린 다음 함께 나누어 먹고 그 자리에 오지 못한 이들에게도 가져다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미사는 크게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 두부분으로 나눠진다.
성부께 감사와 찬미를
특히 참례자들은 성찬 전례 안에서 성부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그 희생을 기념하고,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되새긴다. 전례예식의 주재하는 이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며 주교나 사제는 예수를 대신해 미사를 집전한다. 과정은 빵과 포도주의 봉헌, 축성의 감사기도, 영성체 순으로 이뤄진다.
예물 봉헌을 위해서는 우선 제대를 준비한다. 신자들이 빵과 포도주를 바칠 때는 봉헌송이나 성가를 부르고 그 사이에 사제는 낮은 소리로 예물준비기도를 한다.
성찬전례의 가장 중심은 성찬기도(anaphora) 즉 감사와 축성기도이다.
감사기도에서는 하느님의 모든 업적 즉 창조, 구속, 성화에 대해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안에서 성부께 감사를 드린다. 이어 신자들은 「거룩하시도다(호산나)」로 찬미를 드린다.
성찬 제정 및 축성기도를 할 때 사제는 성체와 성혈을 들어올린다. 미사는 제사이며 이 순간에 주님이 제대 위에 내려온다는 신앙표현과 성체를 보고 싶어하는 신자들을 위한 행동이다. 이때 종을 치는 이유도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이 순간에는 머리를 숙여 예수께서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몸과 피로 변화시켜주신다는 것을 되새기고 찬미와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예수는 성체가 축성되는 순간부터 성체의 형상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 그 안에 현존하신다. 이어지는 「신앙의 신비여」는 파스카 신비를 통해 맺어진 새 계약을 환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성찬기도 후에는 성령을 청하는 기도(epiclesis)와 예수의 수난과 부활의 영광스런 재림을 기념(anamnesis)하면서 성자를 성부께 드리는 기도가 이어진다. 또 전 교회의 일치와 산 이와 죽은 이들을 위한 전구(intercessiones)를 바친다.
이후 참례자들은 예수의 몸을 받아 모시는 영성체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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