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번역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
장익 주교 번역한 ‘그리스도 신앙…’
독신제도·낙태 등 다룬 ‘이땅의 소금’
교회 가르침 소개한 ‘하느님과 세상’
구원의 신비 제시한 ‘시온의 딸’
준비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오른팔, 심지어 요한 바오로 3세까지.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참으로 다양하다.
새 교황은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장으로 20여년 넘게 요한 바오로 2세를 보좌하며 제256대 교황으로 선출됐지만 일반인의 지지도는 매우 낮다. 교황이 최초로 한국에 소개된 계기는 저서를 통해서다.
1969년 그는 신앙서 「그리스도 신앙 어제와 오늘」을 썼다. 이는 하느님 존재에 대한 실존적 믿음을 논한 것으로 1974년 분도출판사에서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번역으로 출간됐다. 1970년대 후반 교황은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특정한 역사·사회적 상황을 배경으로 출현한 혁신적 신학체계인 해방신학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보였다. 그는 신앙교리성 장관으로서 「해방신학의 일부 측면에 관한 훈령」과 「그리스도의 자유와 해방에 관한 훈령」을 잇달아 냈다. 이들 훈령은 「자유와 해방」(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142쪽)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이책은 정의와 해방을 위한 헌신적인 투신 또는 그러한 열망의 일부 표현에서 야기되는 교의상 모호한 점을 지양하고 구원의 참된 진리를 일깨워 줌으로써 그리스도인의 양심이 나아갈 길을 올바로 제시해주고 있다.
국내 가톨릭 여성 신학자 1호인 김정희(67) 전남대 사범대학 국민윤리교육과 명예 교수는 1991년 마리아 신앙의 핵심을 새로이 깨닫게 하고, 마리아 안에서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를 제시하는 교황의 저서 「시온의 딸」(바오로딸/76쪽)을 출간하기도 했다.
최근에 소개된 교황의 저서는 1994년 「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바오로딸/214쪽), 2000년 「이땅의 소금」(가톨릭출판사/336쪽), 2004년 「하느님과 세상」(성바오로/568쪽)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이 저서들은 14년전 독일 뮌헨대학 법제사 연구소 객원교수로 봉직하며 교황과 친분을 맺어온 정종휴(암브로시오) 전남대 법과대학장이 번역했다.
「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는 비토리오 메소리란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와 가진 대담 내용을 정리해서 엮은 대담집. 이 책에서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신앙의 위기와 사제직의 위기, 결혼과 성의 윤리, 여성 사제직 시비, 페미니즘 신학, 수도 생활의 위기, 성모 마리아의 발현, 전례의 쇄신을 둘러싼 문제들, 악마의 존재, 연옥과 지옥, 교회 일치문제, 해방신학, 선교를 둘러싼 문제 등 매우 다양하고 직선적인 화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땅의 소금」은 추기경일 당시 교회 쇠퇴의 원인, 교회의 오류, 독신제도, 낙태 등 교회의 현실성과 교회문제들을 독일 언론인 페터 제발트와의 대담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하느님과 세상」 역시 페터 제발트와의 대담집. 제1부 하느님, 제2부 예수 그리스도, 제3부 교회로 구성되어 교회의 정확하고 순수한 가르침을 알 수 있는 체계적인 교리서로 신자들이 갖게 되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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