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로 이룩된 한국교회 ‘축복’
전임 교황 수행하며 한국교회 정보에 해박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수석 추기경 등으로 한국교회 내에서는 일부 알려져 있었지만 신자들이나 한국사회에는 낯선 인물이다.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나 새 교황 후보로 일반 언론에 거론되던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처럼 한국을 방문한 적도 없다.
이처럼 한국교회 내에서는 생소한 교황이지만 반대로 교황은 평신도가 중심이 된 한국 가톨릭교회의 태동과 수많은 순교 성인의 배출 등 한국교회사를 잘 알고 있으며, 한국교회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00년 1월 한국어로 번역돼 발간된 책 「이 땅의 소금」(가톨릭출판사) 서문에서 엿볼 수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 부치는 추기경의 서문」에서 교황(당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은 『한국교회는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도입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씨앗이 되어 그 씨앗에서 직접 움터 올랐다』고 밝혀 한국교회의 특별한 태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교황은 또 『19세기 전반 한국교회는 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했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뒤따르게 이끌어 주시는 순교성인들을 선사했다』며 순교로 이룩된 한국교회에 축복을 보냈다. 또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상황, 독재치하에서 인권운동에 앞장선 한국교회의 모습도 서문에서 밝히는 등 한국교회에 대해 해박한 정보를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교황이 갖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을 단순히 한 권의 책 서문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한국과 각별한 관계를 가졌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20여 년간 보좌했고 그 기간 두 번이나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이 이뤄졌다는 점, 요한 바오로 2세가 해외를 방문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때 항상 옆에서 조언을 해 줄 수 있던 최측근이었다는 점 등으로 보면 교황의 한국과 한국교회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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