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교황의 십자가 함께 지고 가야"
마침내 새 교황님이 탄생하셨습니다.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제265대 교황님이 선출되셨습니다.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면서 선출된 새 교황님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 새 교황님이 지실 십자가가 얼마나 크고 무거울지 깊이 생각하면서 하느님께서 당신이 택하신 교황님께 은총을 풍성히 베풀어 주시고 항상 힘이 되어 주시도록 기도 드려야 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교황님이 지고 가셔야할 십자가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고 무거운 것일 것입니다.
특히 오늘의 교회가 당면한 신앙의 위기를 비롯하여 사제 성소 및 수도자 성소의 감퇴 문제, 이와 관련한 교회내의 다양한 의견 등을 어떻게 수렴하고 통합하며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교황님과 함께 온 세계 교회가 기도 속에 힘을 합하여 풀어야 할 우선 과제일 것입니다.
동시에 지금 세계는 윤리와 도덕의 가치관 전도로 인명이 경시되고 인간 존엄성이 상실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속화 풍조를 어떻게 극복하고 영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인간을 어떻게 하느님의 모습인 인간으로 구원하느냐, 또한 어떻게 하면 테러와 전쟁의 위험에서 오늘의 세계를 구하고 평화를 이룩하게 하느냐? 동시에 사회 정의를 실현시켜 부익부빈익빈의 격차 속에 날로 늘어가는 가난한 이, 병든 이… 등등 버림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특히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의 희망을 불어넣느냐? 이런 과제들을 교황님은 앞장서 지고 가셔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교황님은 이 모든 문제들과 함께 당신이 지셔야할 목자로서의 십자가를 보실 때 수난 전날 저녁의 예수님과 같은 심경일 것입니다.
「아버지,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마태 26, 39).
우리 모두도 이렇게 기도 속에 당신 십자가를 받아들이실 교황님의 고난의 길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그 십자가를 지고 가야할 것입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새 교황 위해 기도와 희생 봉헌해야"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새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우리에게 새로운 목자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자들과 세계 모든 사람들의 여망(與望)에 부응하여 교회는 복음적 쇄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래서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서 쇄신과 개혁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렸으며, 바오로 6세에 의해서 그 공의회의 결정사항들이 구체적인 실천 지침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요한 바오로 1세와 2세에 의해서 자기 쇄신에 혼신의 힘을 쏟으면서도 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이루어내어야할 이 지상에서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 교회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새로운 교황님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강조하신 대로 이 세상을 인간다운 세상, 누구도 소외되는 일없이 공존하는 평화롭고도 값진 세상으로 만들고, 또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며 진리에 충실하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하나로 모아 기도와 희생을 봉헌해야하겠습니다.
그리고 새 교황님께서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착한 목자로 계심으로써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힘차게 몸바치실 수 있도록 기원하도록 합시다.
새 교황님의 선출에 대한 기대는 전 세계인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교황님이 가톨릭교회만이 아니라 전 인류의 영적인 목자이시며, 교황님께 거는 인류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 하겠습니다.
이렇게 세상은 모두가 한 형제 되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실과 정의로 서로 평화 안에서 공존하고자 하는 열망과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인류의 열망을 실현시켜 줄 사명을 지고 계시며,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그러한 막중한 사명에 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신 훌륭한 분이십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새 교황님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교회의 보편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기도하고 진실과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
"평화의 사도로서 교회 공동체 이끌어주시길"
제265대 교황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선출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거룩하신 섭리로 새 교황님을 저희에게 보내 주신 전능하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최고 목자가 되신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 한국 천주교회의 주교들과 신자들은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계 평화를 열망하는 온 인류의 희망과 기대가 이제 새 교황님께로 고스란히 옮겨졌습니다.
교황명을 베네딕토로 선택하신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지 않은가 헤아려 봅니다. 새 교황님께서 평화의 사도로서 전 세계 인류가 염원하는 세계 평화를 증진하며, 보잘것없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라며 성무 수행에 필요한 하느님의 은혜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앞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성령의 인도로 가톨릭 교회를 잘 이끌어 가실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시도록 한국 교회는 새 교황님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평협 손병두 회장-
"성 베드로 후계자로 사랑 널리 증거하길"
이제 새 교황은 21세기를 맞아 새롭게 전개될 전지구적 각종 도전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많은 교회 안팎의 과제들을 새로운 영성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 교회와 세계가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그의 이름에서 보듯이 요한 23세와 바오로 6세께서 행하고자 했던 교회 쇄신과 선교라는 뜻을 계승하고자 했다. 그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 내 쇄신문제는 상대적으로 크게 진전을 보지 못했으나 그는 엄청난 호소력으로 이 세상에 대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보는 것 같다. 항상 세상과 교회 속에 낮게 내려가 아픔을 함께하였던 참된 목자이었기에 온 세계인이 그를 추모 하였던 것이 아닐까.
새 교황도 전임 교황의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닮았으면 한다. 그러면서도 교회 안팎의 새로운 도전과 요구에 열린 자세로 귀 기울이고 다가가 냉철한 지성과 이치로 시대의 징표를 미리 읽고 이에 대처했으면 한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교회 밖으로는 끊임없는 테러와 전쟁, 민족간 종교간의 갈등과 같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잠재해 있고, 인권 신장과 민주화, 신앙의 자유화 등의 과제들이 미해결로 남아있다. 또한 극심한 빈부격차, 환경파괴, 가정파괴, 성문란, 생명경시 풍조, 생명공학과 정보과학기술의 발전, 세속문화 속에 팽배한 반 그리스도적인 다원주의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 직면한 교회는 현대 세계에 응답하라는 요구에 시대에 뒤지지 않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교회 안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요한 23세가 시작한 교회 내부 개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황청의 내부쇄신과 지역교회의 자율권의 확대 문제, 쇠퇴하는 유럽 및 북미교회의 재건문제, 줄어드는 성직자들과 사제결혼 문제, 평신도들과 여성의 교회 내 역할 증대와 피임 문제, 종교간 대화확대와 일치운동 등 여러 난제들이 새 교황의 지혜로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의 정신적 가치관 문제가 심각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새 교황은 매우 확실하고도 분명한 교회의 가르침과 신뢰할만한 지도력과 책임감으로 이 복잡한 문제들을 성령의 빛으로 해결하고 세계에서 가톨릭교회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도력은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과 죄와 죽음을 넘어선 그리스도의 약속에 근거한 희망과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 그리고 친교를 통한 사랑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새 교황께 성령의 은총이 풍성히 내려 거룩한 지혜와 참다운 용기로 성교회를 다스리며, 온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굳건히 성장시켜 나갈 목자가 되고, 그리하여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이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를 널리 증거할 수 있기를 기도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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