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장 강우일 주교
“열린마음으로 타문화 수용하는 문화간 통합 이뤄야”
“각 교구간 횡적연대 및 전국 네트워크 구성 필요”
『이민(移民)은 고대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끊임없는 현상입니다. 성서에도 드러나듯 인간의 역사는 순례의 역사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이주민들에게 차별을 둬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가르침을 강조합니다. 인간에게 타향, 고향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들의 본 고향은 하느님 나라일 뿐입니다』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5월 1일 이민의 날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교회가 이민의 날을 정하고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강조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하고 『특히 이주현상이 두드러진 오늘날에는 교회가 이주민들을 돌봐야 할 의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교는 『각 교구가 사목 전담자를 임명하고 상담소를 세우는 등 이주노동자 사목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더욱 활발해졌다』며 『각 교구간 횡적연대와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이주사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주노동자 담당 실무자들이 지원 부족과 과도한 업무 등으로 지치지 않도록 영적으로 돌봐주는 일도 중요하다』며 『매년 두 차례 연수프로그램을 갖는 것도 영적으로 성숙하고 전문적 지식을 갖춘 실무자를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고용허가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규모 불법체류자가 사회문제화 되는 상황에 대해 강주교는 『이주노동자 관련 정부 부처가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생각하지 않은 채 불법이니, 추방해야 한다는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이주노동자들이 국내에서도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교는 이어 이주노동자들을 단순히 도움을 줘야 할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화간 통합」을 강조한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제91차 이민의 날 담화와도 일맥상통한다.
『세계 모든 민족은 다양한 문화와의 교류를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우리나라가 5천년 단일민족, 단일문화로 민족의 정체성을 높였을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로 스스로 고립됐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
강주교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땅을 밟은 것도 어쩌면 하느님께서 우리나라에게 보여주시는 새로운 시대의 징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주민들과 우리민족이 서로의 문화를 나눈다면 한국사회의 문화도 한층 성장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주사목위원회의 향후 활동계획으로 강주교는 『앞으로도 이주민들이 인간적인 권리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교회뿐 아니라 타종교, NGO 기구,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정보를 교환하고 유대관계를 맺는 데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대와 정보교류는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실무자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이주민 사목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넓히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강주교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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