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 인파 “베~네딕토” 환호 박수 물결
한국인 추기경 추가 서임 요청에 긍정적 반응 보여
한국 교민 부부 세계 부부 대표해 순명 서약하기도
각국어로 신자들의 기도
교황 즉위식 미사에서 신자들의 기도는 독일, 프랑스, 아랍, 중국, 포르투갈어 등으로 바쳐졌고, 전통복장을 입은 헝가리, 크로아티아, 케냐, 이탈리아, 중국, 페루 신자들이 교황이 축성한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셨다.
즉위식 앞서 기자회견
교황은 즉위식에 앞서 23일, 전세계에서 파견된 3000여명의 기자단과 만나 회견을 가졌다.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과 새 교황 선출 기간 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언론인들이 진리 추구와 인간 존엄성 수호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처음으로 전용차 탑승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미사를 마친 뒤 교황 전용차에 처음으로 탑승해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축복을 내렸다. 흰색의 무개차 뒷 좌석에 서서 성 베드로 광장을 돌며 축복을 준 교황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신자들은 사소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78년 취임식에서 했던 것처럼 직접 걸어서 광장을 돌지는 않았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81년 광장에서 피격된 후 교황청은 교황이 걸어서 광장을 도는 관행을 없앴다.
즉위식 인파 35만여명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즉위미사가 열린 성 베드로 광장과 인근 도로에 모인 순례자들의 수가 3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 엄청난 인파들 중에는 가까운 곳에서 새 교황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10시간이 넘도록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열성을 보이기도. 수백명은 아예 전날 밤부터 광장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바쳤다.
정부 대표 교황 방한 요청
정부 대표로 즉위식에 참석한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즉위식이 끝난 뒤, 교황 알현 자리에서 교황의 한국 방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김수환 추기경 외에 한국인 추기경이 추가로 서임되기를 바라는 한국민들의 바람을 교황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재위 기간 중 때가 되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한국인 추기경의 추가 서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고 성염 주 교황청 대사가 전했다. 성대사는 특히 알현에서 새 교황이 보통 축하사절들과는 불과 몇 십초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장관과는 1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한국 교민 부부 순명 서약
새로 개정된 예식에 따라, 이번 즉위식에서는 전세계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12명이 선발돼 교황에 대한 순명을 서약했다. 이들 대표에 한국의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로마 교민으로서 지난 1996년에 이민을 가 살고 있는 민동수씨 부부가 선발돼 눈길을 끌었다. 민동수(37)-박은희(34)씨 부부와 외아들 재희(6)군은 즉위 미사 하루 전날인 23일 교황청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즉위식 때 서약을 하는 영광을 얻었다고 한다. 이들은 아름다운 한복으로 곱게 차려 입고 교황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큰 영광』이라고 이탈리아어로 말하자 교황은 이들에게 『평화롭게 살라』고 축복했다고 말했다.
개정 즉위식 전례 첫 선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즉위식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개정된 전례와 의식, 복장들이 처음으로 선보인 자리였다. 새 교황은 지난 4월 19일 선출된 후 즉시 이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전통적인 대관식으로 교황직을 시작했으나 대관식 때 삼중관은 다음 교황인 요한 바오로 1세 때부터는 모습을 감췄다. 요한 바오로 1세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전의 대관식 예식을 단순화해 즉위식을 가졌다.
이번 즉위식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어부의 반지와 팔리움이다. 성 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장면이 새겨진 어부의 반지는 보석이 박혀 있지 않은 금반지로서 교황의 품위와 관할권을 상징한다. 팔리움은 초기 천년 동안 교황들이 사용했던 것과 비슷한 형태로써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팔리움은 어깨를 둘러서 왼쪽 무릎 바로 아래까지 내려오는 형태이다. 끝부분은 검은 색 비단으로 만들어져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양을 상징한다.
이번 즉위식의 중요한 변화는 우선 장소에서 나타난다. 예식은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제대를 중심으로 추기경들이 원형으로 둘러싼 가운데 교황은 동방가톨릭교회 총대주교와 함께 성 베드로의 무덤으로 내려가 경배를 했다. 이어서 무덤에서 걸어나와 온 세계를 향해 교황으로서의 직무를 시작함을 선포했다.
두 번째 변화는 순명을 서약하는 부분이다. 전에는 즉위식에 참석한 모든 추기경들이 순명 서약을 했다. 하지만 새 예식에서는 모든 교회가 새로 선출된 교황을 인정함을 드러내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모든 교회 구성원을 상징하는 12명이 선발된다. 여기에는 추기경 3명 외에 주교, 교구 사제, 부제, 남녀 수도자, 부부, 그리고 최근 견진성사를 받은 젊은 남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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