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생과 나환우에 바친 25년 사랑
‘소사모’ 결성 소록도 방문
침술 배워 어르신 치료도
『가장 큰 장벽은 「전과자」란 낙인과 선입견입니다. 우리 사회가 한 순간의 실수를 「내 자식」의 일처럼 너그럽게 이해할 때까지 제가 해야할 일은 아직도 많습니다』
25년간 소년원과 나환우촌 등을 오가며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고 있는 광주 조대여고 홍상희(가브리엘.59.광주 학운동본당) 교사.
그에게는 무려 49명의 아들이 있다. 이들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한 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을 거쳐간 아이들이다. 1977년 교단에 첫 발을 내디딘 홍교사는 25년전 고룡정보산업학교(옛 광주소년원)와 인연을 맺은 뒤 매월 이곳을 찾아 학생 선도와 봉사에 몸바치고 있다. 홍교사는 매년 소년원생 가운데 1~2명씩을 양자로 삼아 정신적.경제적 도움을 주다보니 어느덧 양자가 된 아이들만 49명에 이른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는 아이들도 홍교사의 진실한 접근에 마음을 열고 이제는 친가족을 보는 것처럼 반갑게 맞이한다. 이들 가운데 10여명은 소년원을 나온 뒤에도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연락을 취하는 등 「부자(父子)」의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곳에 들어오면 인생을 자포자기하기 쉽습니다. 일부는 더 나쁜 길로 빠져들고 영영 돌이킬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양아버지의 한없는 관심과 지원으로 바른 길을 가게 됐습니다』
15년전 홍교사의 양자가 된 김모(37)씨는 학교와 가정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자신에게 끝까지 참고 용기를 북돋아 준 것이 지금 강원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이곳과 함께 홍교사가 자주 찾는 곳은 소록도 나환우촌. 특히 홍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함께 데려가 살아있는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런 봉사의 끈은 졸업 후에도 이어져 사회에 진출한 제자들 13명이 모여 「소사모」(소록도를 사랑하는 모임)를 결성, 매년 거르지 않고 소록도를 방문하고 있다. 이밖에도 홍교사는 침술을 배워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광주 천혜경로원과 행복재활원, 사랑의 식당 등에서 노인들에게 「침 봉사」를 한다. 물론 여기에도 제자들이 그림자처럼 동행한다. 최근엔 하모니카를 배워 치료봉사뿐 아니라 음악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기쁨도 선사한다.
홍교사의 이같은 꾸준한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년 전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행자부장관상, 검찰청 선도대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봉사하면서 쌓아가는 체험이야말로 학생들에게 가장 큰 교육』이라고 말하는 홍교사는 『앞으로 퇴임 후에도 꾸준한 봉사활동은 물론, 봉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내를 해주는 봉사 도우미가 되고 싶다』며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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