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20,19~23
“오소서 성령님, 저희 안에 머무소서!”
오늘은 다락방에서 성모님을 중심으로 모여있던 사도들 위에 예수께서 약속하신 협조자 성령께서 강한 태풍과도 같은 하느님의 숨결을 동반한 불혀 모양으로 강림하심으로써 성령의 은사와 열매로 충만한 사도들이 용감히 잠갔던 다락방의 빗장문을 열고 밖에 모인 군중들 앞에 나가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하고,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외쳐서 그날 30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품으로써 교회를 탄생시켰음을 기념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이다.
구약의 시대를 성부께서 주로 활동하신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면 예수님의 공생활 시대는 성자께서 주로 활동하신 시대라고 말할 수 있겠고 예수님의 승천 이후의 시대는 성령께서 주로 활동하시는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하느님의 영(얼, 혼, 기운, 숨결)으로 표현된 성령께서는 창조사업에도 참여하셨고(창세기 1, 2), 구약시대에는 하느님께서 선택한 일꾼들(모세, 여호수아, 삼손, 다윗, 여러 예언자들)과 함께 계시면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그런데 이렇게 하느님께로부터 성령을 받아 일한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하느님이 영이신 성령을 받아 예언자로 활약했던 예언자 이사야는 앞으로 성령을 가득히 받아 일할 구세주의 출현을 예고하였고(이사야 11장), 요엘 예언자는 만민에게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을 부어 줄 날이 오리라고 예언하였다(요엘 3장).
구약에 예언된 구세주로서 성령의 도움으로 동정녀 마리아 몸에서 잉태되어 나신 천주 제2위이신 성자 예수께서 공생활 시작전에 요르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에는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예수님 위에 내려 오셨고, 예수님을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의 유혹을 물리쳐 이김으로써 공생활을 시작하셨다(마태 3~4장). 성령의 능력을 가득히 받은 예수님은 여러가지 기적을 행하고 마귀를 쫓아내며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마태 12, 28).
그런데 성령으로 세례를 베풀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마르 1, 8) 부활, 승천하신 후 약속하신 대로 성령을 보내주시어 오순절날 함께 모여 기도하던 사람들이 모두 성령을 가득히 받음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성령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오리라는 요엘의 예언이 성취되기 시작했다(사도 1~2장).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대담하고 힘있게 복음을 전파하며 놀라운 일과 기적들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신도들은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 복음을 전파하며 사랑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갔다.
초대 교회에 있어서 사도들에게 뿐만 아니라 일반 신자들에게도 보편적이었던 성령의 은사는(사도행전, 고린토전서 12장) 그동안 교회안에서 수많은 성인성녀들을 통해 끊임없이 교회안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었지만, 일반 신자들 사이에는 거의 사라졌던 것이 20세기 들어서 다시 초대 교회처럼 일반 신자들도 성령의 여러 은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활동하고 계심을 우리는 체험하고 있다.
오늘날 성령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예수께서 성령을 통하여 당신 백성에게 주시는 능력을 재발견하고 있다. 그들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이 살아 계신 분이며 자신의 아버지이심을 체험하고 있으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도 더 깊고 친밀한 관계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성령의 도움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방법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며 더욱 깊은 기도생활로 이끌리고 있다. 그들은 성서 말씀에 맛들이고 그 말씀이 살아 있는 말씀임을 체험하기에 전보다 더 그 말씀에 따라 살고자 힘쓰며 이웃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이상한 언어의 은사, 치유의 은사, 예언의 은사 등 여러 성령의 은사를 통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이웃에게 봉사하며 사랑과, 기쁨, 평화와 인내같은 성령의 열매를 전보다 더욱 많이 맺는 생활로 나아가고 있다.
성령께서는 신자들이 이렇게 그리스도인 답게 행동할 수 있도록 그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다 주고 계신다.
1967년 2월, 미국의 듀 케인 대학에 다니는 가톨릭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성령쇄신은 성령의 인도로 말미암아 지금은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전파됨으로써 교회 역사상 가장 빨리 세계적으로 전파된 운동이 되었다.
1971년 한국에 들어온 성령쇄신운동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소집하면서 교황 요한 23세께서는 『오소서 성령님, 이 시대에 오순절의 성령강림을 새롭게 하소서』하고 기도하신 덕분이리라.
-허성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상담〉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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