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병 앓는 이에게 수혈해보는 것이 소원”
성물 판매·신문배달로는 엄청난 치료비 감당못해
은인들 사랑 보답위해 본당 교리교사로 활동
『다른 사람의 피를 너무 많이 수혈 받았기에 나도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피를 나누어 주는 것이 소원입니다』
벌써 10년째 재생불량성 빈혈로 투병중인 이원중(암브로시오.20)군. 원중이가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다리가 저리고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하던 원중이는 재생불량성빈혈 판정 후 매주 수혈을 하며 버텨왔다. 골수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었지만 오랜 기간 수혈을 받아 현재는 골수이식도 어려운 실정이다.
매주 월요일은 원중이가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수혈을 받는 날. 검사실에 들러 피를 약간 뽑은 뒤 검사 결과에 맞추어 A형 적혈구를 수혈 받는다. 아버지 이재승(베네딕토.50)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생활하는 원중이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치료비는 원중이 가족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짐이다. 10년전 직장을 실직하고 건어물과 성물을 차에 싣고 다니며 판매하고 있는 아빠 이재승씨. 병원비 마련을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며 호소해 보지만 경제 불황에 수입이 변변치 못해 병원비 마련은 힘겹다. 설상가상으로 중학교 1학년인 둘째 동규(마르코)도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상태다. 아내 최명숙(로즈마리.45)씨가 새벽에 신문배달을 하고 주중에 아파트 장터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는 돈이 네 식구의 생활비다.
지금까지 원중이 치료를 위해 들어간 비용은 1억원을 넘는다.
원중이는 매주 수혈을 받으며 투병하는 중에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공부해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몸이 지치고 힘들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자신을 지켜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 하고자 수원교구 안산 성마리아 본당에서 중고등부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치료해야 할 지 막막할 따름이다. 본당 주임 김연관 신부도 원중이의 이러한 딱한 사정을 알고 매일 기도를 바치고 고등학교 내내 학비를 지원해 주기도 했다. 치료비의 압박이 가실 날이 없지만 많은 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의 행복이 있다고 가족들은 말한다. 어문학부에 재학 중인 원중이는 그동안 적어온 병상일지를 소설로 꾸며 세상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책을 통해 병마와 싸우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소박한 꿈이기도 하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118 (주)가톨릭신문사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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