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론신학교에서 가톨릭대까지
참 지식인 양성의 ‘요람’
국내 최초의 서구식 교육기관으로 출발
95년 성심여대와 통합
다양한 분야 인재 배출
가톨릭대학교(총장=임병헌 신부)가 5월 25일 개교 150주년을 맞이한다. 1855년 충북 제천 배론의 성요셉신학교에서 사제양성 교육을 시작하면서 국내 최초의 서구식 교육기관으로 출발한 가톨릭대는 1995년 성심여대와의 발전적 통합을 통해 이 땅에 인간 존중의 교육이 뿌리내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우리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인재를 다양한 분야에서 배출해온 가톨릭대의 역사는 「인간을 존중하는 참 지식인 양성」의 역사라 할 수 있다.
■ 시작
가대의 역사는 조선에 천주교 신앙이 전래된 것과 그 맥을 같이 한다.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 실학자들은 서학이라 불리는 천주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해 신앙공동체를 형성했고, 지도자인 성직자의 영입과 교육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들은 계속되는 천주교 박해에도 불구하고 1836년 김대건, 최양업, 최방지거 세 소년을 선발해 마카오로 유학을 보냈고, 그 중 성 김대건 안드레아는 1845년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고 귀국했으나 곧 순교했다.
국내에서는 계속되는 천주교 박해를 피해 1854년 다시 세 명의 소년을 선발, 말레이 반도의 페낭으로 유학을 보내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성직자 양성과 서구식 교육을 시작한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서 1855년 충북 제천 배론에는 프랑스 출신 메스트르(Maistre) 신부를 책임자로 요셉 성인을 주보로 모시는 신학교가 설립됐다. 이 학교는 한문과 라틴어, 철학, 신학을 가르치는 근대적 인문 정신에 투철한 최초의 서구식 교육기관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가톨릭대학교의 효시인 「성요셉신학교」다. 1866년 병인박해로 인해 성요셉신학교의 교육은 중단됐고, 박해가 끝난 1885년 강원도 원주 부엉골에 「예수성심신학교」로 재건됐다.
■ 만남
일제의 탄압으로 폐쇄됐던 「예수성심신학교」가 「경성천주공교신학교」란 명칭으로 1945년 교육을 재개한다. 이 학교는 해방 후 「성신대학」으로 승격됐고, 다시 성신대학은 1959년 「가톨릭대학」으로 교명을 바꾸게 된다.
한편 강원도 춘천에선 1964년 성심수녀회가 「성심여자대학」을 설립, 소수 정예의 명문 여대로 성장한다. 성심여대는 1982년 춘천 교사 시대를 끝내고 경기도 부천시 역곡으로 교사를 이전한다. 같은 해 가톨릭대 의학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한다.
가톨릭대와 성심여대의 통합은 1984년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교구 사제총회와 평신도사도직협의회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종합대학 설립을 건의했고 교황이 이를 수락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94년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설립되고 초대 이사장으로 김수환 추기경이 취임했으며, 1995년에 가톨릭대와 성심여대가 통합한 「가톨릭대학교」가 출범해 초대 총장으로 강우일 주교가 취임했다.
■ 미래
가톨릭대는 통합이후 성신, 성의, 성심교정이 각각의 특성을 살리며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며 발전해왔다.
가톨릭대의 발전상은 각종 대외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교수당 학생 수 1위, 학생당 도서 자료 구입비 3위를 차지하는 한편, 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대학종합평가에서도 대학경영 및 재정영역 2위, 학생 및 교수, 직원 영역 3위 등을 기록했다. 오늘날 국내 대학가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서도 가톨릭대는 각종 언론에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150주년을 맞아 기획한 「2015 플랜」은 중장기 발전전략으로 인성 및 교양교육 강화를 통해 인간화를 실현, 전 세계 가톨릭계 대학과의 연계 체제를 강화해 2015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가톨릭계 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실행계획이다.
「인간존중 150년, 생명의 빛 세계 속으로」를 표어로 내걸고 세계로 나아가려는 가톨릭대. 앞으로도 가대인의 힘찬 비상은 계속될 것이다.
■학술대회·콘서트·체육대회 등
150주년 행사 ‘풍성’
25일 명동성당서 기념미사
개교 150주년을 맞는 가톨릭대학교(총장=임병헌 신부)는 150주년을 더욱 풍성하게 치르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가톨릭대는 18일부터 1주일간을 「150주년 기념 주간」으로 정하고 그 첫 신호탄으로 「1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생명」을 주제로 ▲법학·철학(18일) ▲생명과학·의학(19일) ▲신학(20일)의 소주제로 나뉘어 열렸으며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독일의 형법학자 알빈 에저(Albin Eser) 교수 등 8개국에서 초청된 세계 유수의 저명학자 및 신학자들이 참가해 분야별 논문을 발표했다.
이어 23일 오후 7시 부천시 성심교정 콘서트홀에서는 「150주년 기념 콘서트 및 UI(University Identity) 선포식을 갖는다. 150주년을 맞아 새롭게 개편된 UI를 대내외에 선포하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가대 음악과 학생들과 유명 인기 가수들이 참여해 한마당 잔치를 연다.
24일 오후 2시에는 성심교정 운동장에서 「150주년 기념 한마음 체육대회」가 펼쳐진다. 3개 교정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전공별 게임, 교정 대항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하나가 되는 자리를 만든다.
기념주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는 2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명동성당에서 거행하는 「150주년 기념미사 및 기념식」이다. 이날 미사에는 각 전공 기수단과 교수단, 사제단이 함께 입장 행렬을 해 화합과 일치를 통해 미래로 도약하는 가대인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기사입력일 : 200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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