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의 동정
원죄없이 잉태되심과 연관
예수님 인성·신성 드러내
<질문>
얼마 전 개신교 친구와 성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성경에는 의인이 하나도 없다고 적혀있고, 또 마리아는 산모의 부정을 씻기 위해 어린 예수님을 안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정결예식을 치렀다고 나와 있는데, 천주교에서는 왜 마리아를 동정녀라고 믿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천주교에서 말하는 동정녀의 뜻은 실제라기 보다는 다른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가요?
<답>
성서 전체에 의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나옵니까? 또한 성모님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이스라엘 법이 명한 정결례를 비롯한 모든 법을 지키셨습니다. 성모님을 평생 동정녀로 부르는 것은 어떤 상징이 아니고 실제적인 것입니다.
박해시대에 이순이 루갈다와 유중철 요한이라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이 두 분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 불타 동정을 지키고 싶어 했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 불타면 가장 소중한 것을 하느님께 드리고 싶어 합니다. 동정을 지키며 혼자 살기가 불가능한 조선시대에 하느님의 섭리로 이 두 분은 부부의 연을 맺고도 한 방에서 4년을 넘게 동정을 지키며 살다가 치명을 당하셨습니다. 신앙만이 이해하게 합니다.
성모님의 동정은 하느님께 가장 깨끗함을 봉헌하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불경은 인간의 근원적인 죄입니다. 이스라엘 성지는 그 거룩함으로 인해 보존되어야 합니다. 그렇듯이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어 오실 때 취하신 육체인 성모님의 육체 또한 온전히 보존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요구입니다.
또한 성모님의 동정은 원죄없이 잉태되심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빛은 어둠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을 온전히 드러내어 주고 성령의 작용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 줍니다. 그러므로 성모님의 동정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인류 전체를 대표하며, 교회의 전형입니다(교회헌장 63항). 이 동정성은 어떠한 의혹도 섞이지 않은 믿음의 표지입니다(가톨릭 교리서 506항). 아담과 하와로 저주가 왔으니 똑같은 방식의 회복이 필요한 것입니다.
-김연준 신부(광주대교구)
기사입력일 : 200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