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복지관은 하루 평균 300명 내지 350명 정도가 이용을 하는데 이들 중에서 어느 한 사람 똑같은 사람이 없다. 그만큼 원하는 욕구도 다양하고, 각자의 특성도 천차만별이다. 연령대도 유아에서부터 60대의 노년기까지 분포되어 있고, 장애유형도 너무나 다양하다.
오늘도 우리 직원들은 장애우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5월 10일은 우리의 분주함이 절정에 달한 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날은 제 25회 장애인체육대회가 막을 올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인 충청북도에서는 혹시라도 장애인 체육대회에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 개막식장에 축하해주는 인파가 적지 않을까 고심을 하며 많이 참여해주기를 당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날의 주인공인 우리가 빠질 수 없다는 신념으로 개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오후시간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선발로 하여 체육관으로 보내고, 아직 어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학령기 장애아동들은 셔틀버스에 태워 보내고, 부모님과 함께 이용하는 아동들은 부모님이 인솔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가정에 계시는 지체장애인분들께는 일일이 전화를 하여 행사 주최 측에서 마련한 순환버스를 이용하도록 말씀드리고 진행되어 가는 상황을 확인하며, 직원들도 함께 개막식 장을 향하여 발길을 서둘렀다.
이번 주일에는 전국장애인체전만이 아니라 우리 복지관의 자체 행사이고 연간 행사 중에서 가장 큰 행사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어울림 한마당 체육대회가 있기 때문에 온 복지관이 들썩들썩 하는 느낌이고, 큰 행사를 한 주에 두 개씩이나 치러야 하므로 피곤이 극도에 달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씩씩하게 일해 나가고 있다.
개막식장에서 내 앞에 앉아 있던 장애를 가진 학령기 아동이 한시도 자신의 선생님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바라보던 그 눈빛이 오래도록 마음에 여운으로 남는다. 세상과는 비록 적절하게 의사소통도 하지 못하고, 아직은 홀로서기도 못하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선생님의 마음을 알기라고 하는 듯이 선생님께 시선을 고정시킨 아이의 모습에서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재례 수녀(청주 혜원 장애인 종합 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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