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과 「행복」의 명징한 차이가 뭔지 아시는가? 불행은 노력하지 않아도 오는데 행복은 노력해도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무의미한 고통」과 「참된 고통」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시는가? 무의미한 고통은 인간을 내외적으로 붕괴시킬 뿐이지만, 참된 고통은 인간을 더욱 참된 자아로, 고귀한 내면적 가치를 가진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숙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무의미한 고통은 인간을 처참하게 죽이고, 참된 고통은 사람을 진짜로 살게 한다.
오늘부터 살펴보게 될 다니엘서는 지혜로운 사람 다니엘의 인생여정을 통해 「진정 시련은 불행일까?」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시련과 고통은 결코 누구에게도 만만치 않은 현실적 과제이며 무거움이지만, 지혜로운 자에게는 시련과 억압이 결코 불행과 상처가 될 수 없음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어두운 그늘들을 통과하면서 인간은 비로소 하느님의 지혜를 체험하기 때문이다.
개관
성서의 책들 중, 다니엘서만큼 복잡한 문제들을 많이 안고 있는 책도 드물 것이다. 다니엘서의 외형만을 본다하더라도 우리는 복잡한 다원적 구조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1) 두 가지 경전
다니엘서는 성서 안에서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등장하는데 일부는 제1경전에 속하고 나머지 부분은 제2경전에 속해 있다. 지난주까지 살펴본 에스델서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특이한 예를 보여주고 있는 책은 성서 안에서 다니엘서와 에스델서 뿐이다.
2) 세 가지 언어
원어로 된 다니엘서를 보면, 언어문제 역시 복잡하게 얽혀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의 책 안에 세 가지 언어(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가 혼용되어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1경전에 해당되는 부분은 셈족 계열 언어인 히브리어와 아람어로 서술되어 있는 반면, 제2경전 다니엘서는 그리스어로 되어있다. 제1경전 역시 사용된 언어에 따라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처음과 끝부분(1, 1~2, 4ㄱ과 8~12장)은 히브리어가 사용되었고, 그 사이에 들어가 있는 부분(2, 4ㄴ~7, 28)은 아람어로 되어있다.
다니엘서는 여러 그리스어 역본들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특별히 칠십인역과 테오도시온역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테오도시온 번역이 히브리어 본문에 더 근접해 있다고 보고 있다.
3) 두 가지 위치
다니엘서가 배치되어있는 자리도 성서에 따라 다르게 등장한다. 그리스도교의 성서라 할 수 있는 칠십인역에서는 다니엘서가 「예언서」 범주에 자리하고 있지만, 히브리 성서는 다니엘서를 「성문서」 안에 자리매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은 다니엘서를 예언서 그룹에 위치시켰지만, 본토의 유다인들은 이를 지혜문학과 가까운 성문서의 하나로 본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문학적-문체적 성격의 구분일 뿐 아니라, 저작 연대와 정경 목록에로의 영입 시기와도 관련되어있어 더욱 복합적인 문제로 남아있다.
4) 두 가지 장르
내용 역시 두 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부(1~6장)는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전설적 이야기들이 「설화」 양식으로 소개되고 있는 반면, 후반부(7~12장)는 환시를 등장시키는 「묵시문학」 양식을 취하고 있다.
행복은 네 곁에 있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과 성공을 만들어 내는 사람을 우리는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부른다. 「현자」(賢者) 다니엘이 가지고 있던 행복의 비결은 언제 어디서도 「그분과 함께」 한다는 의식이었고, 사실 이 의식은 신구약 성서전체가 끈질기게 제시하고 있는 구원의 비결이기도 하다.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주위에 잔잔히 퍼져있는 행복을 결코 발견하지 못한다. 정말 행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어리석음이 그를 정말로 불행하게 하는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이지만, 현재를 행복으로 전염시키는 것, 언제나 얼씨구나 좋다, 하는 마음으로 모두를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는 저력, 하느님 아니면 불가능한 기적들이다.
「행복이란 네 곁에 있다」. 우리나라 60~70년대 동네 이발소에 걸려 있던 액자 속의 말이 아니라 유명한 괴테의 말이다. 그렇게 저명한 분의 말씀이라니 왠지 한번 정도는 믿어봐야 할 것 같지 않은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