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신 하느님 만났습니다."
함양본당 안의공소 ‘솔바람 공동체’ 찾아
신학생 35명의 특별한 봉사
사과농장 양파밭 감자밭으로 노동하며 농촌 어려움 온몸에
작열하는 태양아래 서 있자니 숨이 턱턱 막힌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진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의 노동은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렇다고 마땅히 쉴만한 그늘도 없어 몸의 피곤함은 극에 달한다.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 위치한 마산교구 함양본당 안의공소. 마산교구 신학생 35명은 6월 13~18일 이곳에서 농촌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 지역에 터전을 잡고 귀농생활을 하고 있는 「솔바람 공동체」 다섯 가정의 일손도 돕고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도 배우는 아주 특별한 체험의 기회를 가졌다.
신학생들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이곳을 찾았다. 농민들에겐 지금이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절박한 시기라 이들의 방문은 무엇보다 반갑다.
안의공소에 거처를 마련한 신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이들의 식사를 책임진 본부조는 새벽 5시부터 하루 일과가 시작됐다. 전원 오전 5시30분 기상, 6시 아침기도, 6시30분 아침식사, 7시10분 버스를 타고 각 농장으로 이동,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봉사활동….
사과농장, 양파밭, 감자밭 등으로 분산된 신학생들은 농민들과 똑같이 노동을 소화하며 몸과 마음으로 이들의 삶을 체험하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미래 하느님의 일꾼인 사목자로서 봉사하기 위해선 농촌의 어려운 현실과 농민들의 삶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산교구 성소국장 류해욱 신부는 『우리 교구의 특성상 장차 사제가 될 신학생들이 농촌과 농민들의 어려움도 헤아리고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가 필요해 이곳에서 농촌 봉사활동을 갖게 됐다』면서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돈 주고 살 수 없는 참으로 값진 체험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생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숙소로 돌아와 각자 봉사하며 느낀 것을 토론하는 나눔의 시간도 가졌다. 또한 이틀간은 전문가들을 초빙해 우리 농산물과 생명을 주제로 한 강의도 들었다.
마산교구 김종원(히지노) 신학생 대표는 『사실 신학생 대부분이 농촌의 현실을 잘 몰랐는데 이곳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많이 알게 됐고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가졌는가에 대한 반성도 했다』면서 『이곳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앞으로 사제가 되었을 때 중요한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점점 더 설 곳을 잃어가는 우리 농민들. 여기에 더욱더 무관심해져가는 농촌과 농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 장차 생명의 복음과 삶을 외쳐야할 미래 사제들에겐 우리 농촌을 살리는 일이 대단히 중요함에 틀림없다. 그래서일까! 직접 몸으로, 눈으로 농촌의 현실을 잠시나마 체험한 신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값진 경험을 이제부터 모든 이들과 나누고 알리는데 앞장서겠다며 각오를 단단히 했다.
기사입력일 : 200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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