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종교미술의 최고봉”
가톨릭대 개교 150주년 기획
28일까지 서울 명동 평화화랑
「발을 씻어주는 예수님」. 이 작품에서 예수는 제자의 발을 씻기 위해 한껏 구부린 뒷모습만 드러난다. 예수의 얼굴은 단지 대야물에 비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작가가 주체로 드러난 작품이다. 십자가의 길 11처 「마주보고」에서는 일반 성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못박힌 예수를 찾아볼 수 없다. 작품에서는 못박히는 예수가 바라본 군중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종교화가 지거 쾨더 신부(독일.80)는 이렇듯 작가 혹은 관람객의 입장에서 풀어낸 장면, 예수가 바라본 상황 등의 독특한 시선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현대종교미술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는 지거 쾨더 신부는 성서 삽화와 제단화, 십자가의 길, 유리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인 작가다. 20세기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로 꼽히며 성서 내용을 주제로 한 작품만 200여점 이상 남겼다. 그의 작품만으로 엮은 신구약 성서화보집이 발간될 정도. 그의 작품들은 성서의 핵심적인 내용을 끄집어내 풍부한 묵상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
가톨릭대학교는 이러한 지거 쾨더 신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성화전를 6월 22~28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연다. 가대 개교 150주년 기념 특별기획으로 마련됐으며 가대 전례박물관에 소장된 원화 사진 30여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십자가의 길 중에서 발췌한 작품과 「무덤가의 마리아 막달레나」 「발을 씻어주는 예수님」 「변모」 「호렙산에서의 엘리야」 등의 작품을 볼수 있다.
전시회의 기획, 해설 등을 맡은 김남철 신부(가톨릭대 신학대)는 『지거 쾨더 신부는 G. 루오 이후 가장 많은 성화를 그린 작가로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미지」를 통해 더욱 쉽게 복음적 가르침을 제시하고 현대사회의 왜곡된 여러 문화들을 정화하는 하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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