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뵌다구요? 저도 새신부랍니다"
엄격한 유교집안 출신
하느님 위해 살고파
영세 후 신학교 입학
「늙어도 좋다. 금경축까지만 자라다오. 늙은 신부 파이팅」
6월 29일 대구대교구 사제 서품식이 거행된 성 김대건 기념관에는 이런 특이한 문구를 적은 피켓이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올해 44세로 중국 북경대학에서 현대 중국어 박사학위를 받고 뒤늦게 신학교에 입학, 새 사제가된 임범종(프란치스코) 신부. 남들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사제가 된 임신부의 서품을 축하하기 위해 출신본당인 도원본당에서 준비한 피켓 문구이다.
임신부는 엄격한 유교 집안에서 성장했으며 한 때 개신교 신자로 살았던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위해 살고 싶었기에 홍콩 유학시절이던 1990년 세례를 받았다. 이러한 임신부의 마음이 가족들에게 전달되어서일까? 이전까지 가족들 중에 가톨릭 신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놀랍게도 하나 둘 세례를 받기 시작해 이젠 가족들뿐만 아니라 많은 일가 친척들까지도 하느님의 자녀로 열심히 살고 있다. 특히 부친도 2001년 선종전에 세례를 받는 은총을 받았다. 임신부는 이 모든 것을 하느님의 축복이라 생각하고 있다.
임신부는 홍콩과 중국에서만 무려 12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유학가기 전 이미 중국에서 선교사로 하느님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중국행을 택했다고. 비록 가톨릭에 입문한 것은 늦었지만 이 일이 바로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했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북경에서 유학할 당시 사제가 되겠다는 마음을 확실히 굳혔다.
『우리 집안에 신자가 없었지만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성당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돌아왔지만 앞으로는 모든 것을 하느님과 신자들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사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임신부의 모친 강옥화(마리아.74) 여사는 서품식 당일 아들의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라 생각하고 감사 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착한 목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또 임신부의 큰 형 임계종(루도비코.53)씨는 『어려서부터 형들과 누나들을 리더할 만큼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었다』고 동생을 회고하며 『그동안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모든 이들과 나누며 살아가는 참 목자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하느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라 믿고 충실히 살겠습니다.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참 기쁨과 사랑을 전하며 늘 겸손한 사제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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