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아버지’‘ 어버이’
어떠한 호칭 사용하든지 그분의 사랑 절실히 느껴
<질문>
수녀님, 저는 이번에 세례를 받은 새내기 신자입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예비신자 교리시간에 하느님은 남성, 여성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꼭 아버지라고 불러야하는가요? 그냥 하느님이라 불러도 되지 않나요?
<답>
밤하늘을 바라보면 여기저기 흩어져 초롱초롱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 신비스럽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하루을 시작하는 햇님이 떠오르고, 온갖 새들은 밤새 곤히 잠자는 모든 만물을 깨우느라 아름답게 노래하지요.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인간의 언어로 모두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요. 하느님은 인간의 어느 성별 안에도 속하지 않으시는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질문한 대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하느님」이라고 불러도 되지요. 그러나 교회 안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된 신앙의 역사적 동기와 여러가지 의미를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체험한 많은 이들은 인간의 역사 안에서 당신 자신을 나타내 보이시는 하느님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잘 이해시킬 수 있을까 하여 그 시대 사람들의 문화적 배경 안에서 누구나 잘 알아들을 수 있는 비유이야기나 단어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지요.
성서 안에서 「하느님」에 대한 호칭을 살펴보면 야훼(Yahweh:여호와 주), 엘로힘(Elohim:하느님), 메시아(masiah:기름부음을 받은 자), 그리스도, 아도나이(Adonai:주님),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 등의 여러 나라의 언어와 의미를 가진 하느님 표현들을 사용하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호칭들의 의미는, 「하느님은 스스로 현존하여 계시는 분」이시지만 인간의 역사 안에서 인간과 관계를 맺으시는 절대자이시고 그분만이 우리를 구원하시는 참된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나타내는 신앙의 선조들의 신앙고백이지요.
하느님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버지(Abba)」라고 즐겨 부르셨지요.
예수님은 「잃었던 아들의 비유」(루가15, 11∼32) 이야기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나타내셨는데, 마치 우리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권위와 사랑의 모습이 물씬 풍겨 나오지요. 최근에 와서 「하느님」에 대한 호칭을 「하느님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어버이」 등의 말로 표현해 보기도 하지요. 기도할 때 특별히 자기가 좋아하는 하느님의 호칭을 사용합니다.
어떠한 호칭을 사용하든지 그분의 사랑이 우리 생활 안에 살아있고,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느님 나라로 초대하시는 기쁜소식을 나타내는 믿음의 고백이 되었으면 더 없이 좋겠지요.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