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서민들의 모습을 닮은 성모자상이 바티칸 한국 대사관에 세워진다.
이 성모자상은 한복을 입은 성모 마리아가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등에는 아기예수를 업은 형상으로 예수님이 서민의 아들임을 한국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이를 업고 종종걸음으로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은 옛 한국 어머니의 모성을 엿보게한다. 의복 또한 조선후기 여성들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본땄다. 조선후기 서민들이 입던 한복은 짧은 저고리와 치마로 가슴이 드러나보여 일반적인 성상(聖像)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생소할 듯도 하다. 약 2m 높이의 크기로 자연석 화강암으로 제작됐으며 둥근 얼굴과 관음보살을 연상케하는 온화한 미소가 돋보인다.
특히 이 작품은 가톨릭미술가가 아닌 불교 석조각가 오채현(43)씨가 제작해 눈길을 끈다. 성염 주 교황청 한국대사의 의뢰로 작품을 제작한 오씨는 『조선 후기 사진에서는 여자가 가슴을 드러내놓고 있는 모습이 흔히 나타나는데 이는 젖먹이 사내아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의미』라며 『누가 보더라도 한국의 성모상임을 알 수 있도록 한국적 특징을 담길 원했다』고 말했다. 물동이는 성수(聖水)를 나타낸다고.
오씨는 2001년 미리내 성지 성모자상을 제작하는 등 종교를 초월한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한국형 성모자상은 오는 10월 4일 바티칸 현지 「한국의 날」 기념행사에서 제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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