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굶어 죽거나 얼어 죽는 이도 많아
아키다의 조선인 순교자
근세 일본의 동북 지방은 금, 은 광산채굴로 각지에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이 많았다. 티에고 카르바리오(D.Carvalho.복자) 신부는 센다이를 중심으로 아키다(秋田), 즈가루, 에조까지 산을 넘나들며 광산에 있는 자들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전했다. 1624년부터 아키다에 박해가 시작되어 체포된 자가 250여명이나 되었으니 동북지방에서도 꽤 많은 기리시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624년 2월부터 수차례 기리시탄들이 처형되었다. 신부의 숙주인 요아킴과 함께 13명이 데라자와(寺澤) 광산에서 체포되어 아키다 감옥에 갇혔다. 이 들 중에 조선인 식스토 가자에몽(加左衛門)과 그의 부인 가타리나가 있었다. 이들이 언제 어디서 왔는지는 알 길이 없다. 감옥은 비좁고 어두운데다가 많은 사람이 겹쳐있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 두 사람은 옥사하고 나머지는 7월 26일 형장에 끌려갔다. 가는 도중에 요아킴 가부야소(若挾)라는 37세의 기리시탄이 나타나 자신도 기리시탄이며 함께 순교하고 싶다고 크게 울부짖었다. 희망대로 그는 체포되었고 대신 한 소녀가 방면되었다. 조선인 식스토 가자에몽과 부인 가타리나를 비롯하여 이들은 모두 참수되어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
그 외에 많은 기리시탄들은 집에서 추방되어 산속에서 굶어죽거나 얼어 죽는 자가 많았다.
조선인 복자 가이오 지우에몽
조선인 가이오 아카시 지우에몽(明石次右衛門)은 나가사키에서 잠복 전도를 하고 있던 발다살 토르레스(B.Torres.복자)신부의 숙주였고, 로자리오 회원이며 도미니코회의 제삼회원이었다. 가이오는 토르레스 신부와 함께 체포되어 나가사키 감옥에 갇혔다. 그는 감옥에서 모든 사람들의 모범이었다. 그의 부인 마르타도 자택에 기도소를 두고 종교 물품을 숨긴 죄로 체포되었다.
1627년 8월 17일 조선인 가이오 지우에몽은 그의 부인 마르타와 친구인 구로뵤에, 기오다 막달레나(大友宗麟의 자손) 등 니시사카에서 산채로 화형을 당해 순교했다.
조선인 복자 가스바르 바스
조선인 가스바르 바스(G.Vaz)는 프란치스코회의 일본 관구장 프란치스코 산타 마리아(복자) 신부의 숙주이며 프란치스코회 제삼회원이었다.
가스바르 바스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와 노예로 마카오에 팔려갔다. 수년 후, 일본에 되돌아와서 나가사키 출생인 마리아와 결혼하였다. 수도자들이 잠복할 수 있도록 사람이 드문 해안에 집을 구입하여 선교사들의 숙주가 되어 봉사하고 있었다.
1627년 5월 가스바르 바스는 자신의 집에서 산타 마리아 관구장과 발토로메오 데아스 수사와 함께 체포 되었다. 부인 마리아와 가요, 미겔 등 8명도 체포되었다.
8월 27일 조선인 가스바르 바스는 세명의 프란치스코회원과 함께 산채로 화형을 당해 니시사카에서 순교하였다. 같은 날 부인 마리아와 동료 8명도 참수 되었다.
박양자 수녀 (한국순교복자수녀회·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관 학예연구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