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소나무 기운담아 환우들에게 희망 선물”
병원 찾아 다니며 무료 음악회 마련 환자 보호자 위로
『늘 푸른 소나무의 건강한 기운을 담은 음악으로 병마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가야금 연주자 반금 이동희(그라시아.28.서울 세종로본당)씨는 최근 이러한 바람을 담아 퓨전 국악음반 「천년송(松)의 노래」를 새로 냈다.
「천년松의 노래」는 웃음을 잃어버린 병든 소녀가 자연 속에서 소나무를 닮은 소년과 사랑을 나누며 행복을 되찾는다는 동화와 같은 한편의 이야기를 가야금 연주와 노래, 내레이션으로 풀어낸 독특한 음반이다.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랍니다. 그때 난 키가 아주 작은 소나무였죠. 하지만 난 너무 외로웠어요』라는 소나무의 독백을 시작으로 청아한 가야금과 노래소리가 울려펴진다. 그 선율에는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등을 가득 얹어 듣고만 있어도 깊은 솔숲에서 삼림욕하듯 맑은 기운을 전한다. 투명한 아이들의 소리는 서울 명동본당 소년합창단 「무지카사크라」가 들려준다. 특히 노래 가사는 뇌성마비?시각장애인들이 창작해 의미를 더한다.
이씨는 『몸이 좀 불편할 뿐 지적 수준과 예술적 감각이 높은 장애인들이 많다』며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음반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음반의 전체 줄거리를 짜고 가야금 연주는 물론, 작곡과 노래에까지 참여했다. 프로듀싱도 드라마 음악감독 등으로 유명한 원일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가 맡아 눈길을 끈다.
이씨는 7월 중순부터 전국 지방병원을 찾아 환우들을 위한 무료음악회를 펼치고 어린이 환우들에게 음반을 선물하느라 연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뜻을 이해해주는 분들이 많아 무료 공연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린이와 환우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과 특히 동양의 색채를 세계적으로 전할 수 있는 퓨전음악을 창작하는데 더욱 힘쓸 계획입니다』
이씨는 인간문화재 양승희씨의 권유로 가야금 연주의 길을 걷기 시작해 추계예대와 서울대 음악대학원을 졸업하고 각종 국악경연대회에서 뛰어난 연주실력을 선보여왔다.
가야금 소리가 지루하다는 사람들, 화려한 멜로디와 자극적인 가사에 익숙한 이들에게 쉽고 아름다운 선율을 전하고 싶다는 이동희씨. 농현과 나무판의 울림만으로도 깊은 자연의 소리를 내는 가야금에 전 세계 각국 음악을 잘 어울러 더욱 깊고 새로운 맛을 내는 퓨전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젊은 연주가의 포부가 당차다.
이씨는 8월까지 병원 무료 공연을 펼치며, 11월 15일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음반 출시 기념 공연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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