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멈춰도 엄마는 강했다”
『그녀의 죽음은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하나의 진리에 대한 증거입니다.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의 선물이고, 아기는 우리가 어떤 희생, 우리의 생명이 위협받을 만큼의 큰 희생이 요구된다고 해도 우리가 끝까지 보호해 주어야 할 존재라는 것입니다』
뇌사 상태에서 아기를 출산해 전세계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한 수전 토러스(Susan Torres.26)의 사촌오빠 저스틴 토러스는 8월 3일 가족들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는 『수전의 경우가 바로 그랬다』며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기의 생명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고 말했다.
뇌사 상태에 빠진 엄마의 뱃속에서 자칫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했을 어린 생명, 앤 캐서린은 8월 2일, 오전 8시 18분 미국 앨링턴주에 있는 버지니아 의료센터에서 27주를 조금 넘겨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그리고 하루 뒤인 3일 수전의 가냘픈 생명을 유지하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 수전은 어린 딸에게 자신의 생명을 넘겨주고 세상을 떠났다.
토러스 가족이 다니는 알렉산드리아의 성 리타 본당 관할 교구인 알링턴 교구장 폴 S. 로버드 주교는 위로의 성명을 발표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과 함께 새로 태어난 아기, 수전과 모든 토러스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기도한다』고 말했다.
로버드 주교는 『토러스 가족이 보여준,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그 특별한 증거에 깊은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전이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 5월 7일. 치료된 것으로 보였던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9년 동안 잠복해 있다가 폐, 간, 뇌로 전이돼 수전을 덮친 것이다.
의료진은 이미 희망이 없다고 최후의 통첩을 해왔고 생명 유지 장치로만 그녀의 생명은 불꽃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임신한 상태. 생명 유지 장치로 그녀의 생명을 유지한다면 아기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암세포가 전이될 위험성에, 뇌사 상태의 그녀가 아이가 태어나도 될 만큼 자랄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생명 유지 장치를 택한다면 하루 7500달러의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는 동안 병원비는 100만 달러를 넘었고, 가족들은 수전의 사연을 세상에 알렸다. 전세계는 이들의 사연에 눈물을 흘리며 성원을 보내왔다.
수전 토러스는 우리에게 생명이 소중하다는 교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 주님께로 올라갔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