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씨앗 황야에 뿌리내려”
『지난 한해 동안 펼쳐온 평화 재건을 위한 활동은 「치유자」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는 하느님나라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화 재건자로서 자긍심 지녀
한국교회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이라크 아르빌에서 평화 재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라크평화재건사단(자이툰부대)을 사목방문하고 돌아온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자긍심을 지니고 평화의 재건자로서 자신들의 몫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 속에서 참 신앙인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공군 수송기편으로 7월 28일 오전 아르빌 하울러 국제공항을 통해 이라크를 전격 방문한 이주교는 사흘간 자이툰부대(부대장=정승조 모세, 소장) 병영에 머물며 준비해간 위문품을 전달하는 등 장병들을 위로했다.
지난해 8월 2일 선발대 파견을 시작으로 이라크에 파병된 지 꼭 1년을 맞은 자이툰부대에서 이주교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며 지역주민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장병들의 활동상을 전하며 그들이 뿌리고 있는 평화의 씨앗이 굳건히 뿌리내리길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텐트로 만들어졌지만 황야 한 가운데 성체가 모셔져 있는 자이툰성당이 장병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신앙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 주민의 친근한 이웃
이주교가 길지 않은 방문 동안 감명을 받은 것은 자이툰부대 장병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들의 드높은 자긍심이었다. 이런 자긍심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장병들의 긍지와 현지 주민들의 친근한 이웃이 되어있는 자이툰부대원들의 활동의 결실이라는 게 이주교의 전언이다. 자이툰부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장비와 물자 지원은 물론 컴퓨터, 제과기술, 자동차정비, 냉동기술 등을 가르치는 기술교육센터, 문맹자 교실 등을 운영하며 평화를 심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 수리에서 이동 진료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다기능 민사작전(그린엔젤)과 주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자이툰병원, 수백명을 배출한 기술교육센터는 지역주민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게 이주교의 설명이다.
이렇게 자이툰부대가 올리고 있는 성가는 이라크 더혹교구 라반 주교와 아르빌교구 아인카와본당 샤브리 신부 등 현지 성직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주교는 방문 기간 동안 「자이툰 종교센터」에 있는 자이툰성당을 비롯해 법당, 개신교회, 이슬람 회당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위문금을 전달하는 등 일치의 교량 역할도 톡톡히 했다.
『지금껏 경험한 누구보다도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성숙한 신앙인의 면모를 엿볼 수 있어 기뻤다』고 밝힌 이주교는 『장병들이 돌아와 몸소 체험한 평화를 나눌 수 있기까지 기도로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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