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리스도의 향기 곳곳에 퍼지고
【독일, 에슬로=주정아 기자】
제20차 세계청년대회가 전세계 젊은이들의 일치와 환호 속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우리는 그분을 경배하러 왔습니다(마태 2, 2 We have come to worship Him)」를 주제로 8월 11~21일 쾰른을 비롯한 독일 전 지역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80여만명의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본 대회에 앞서 지역별 교구 행사에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살레시오회와 원곡고교 학생 120여명을 포함해 총 1000여명이 참가했다.
대표단, 파더본대교구서 민박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위원장=이용훈 주교, 총무=한승주 신부)가 이끄는 한국 대표단과 서울대교구 참가자 500여명은 파더본(Paderborn) 대교구가 마련한 행사에 초청돼 에슬로(Eslohe) 지역의 독일 가정에서 민박을 했다.
한편 교구별로 참가한 대구대교구와 부산, 청주, 대전교구는 뮌헨과 에센교구 등의 초청행사에 참가했다.
궂은 날씨에도 따스한 환대
예정 시간보다 늦게 에슬로에 도착한 대표단은 지역민들의 환대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도착 시간이 밤 10시경, 비바람까지 몰아치는 날씨에도 주민들과 교회 관계자, 에슬로 시장 등이 모두 나와 풍성한 환영식을 베풀어주었다. 또 루터교 목사 등 타종교인들도 함께 환영과 일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에슬로는 독일에서 소비되는 성탄 나무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전통적 산림 지역. 인구 총 3000명의 작은 도시로 주민 95% 이상이 가톨릭이다.
지역 전체가 손님맞이
에슬로 주민 전체가 손님맞이에 나섰다. 1년 반 동안 한국 문화와 교회를 이해하는 준비시간을 가졌고, 민박 신청 가정이 넘쳐나 처음에 한 가정에 3∼4명씩을 배정할 계획이었으나, 나중에는 1∼2명씩으로 나눠 배정해야 할 정도였다.
거리와 집집마다 태극기와 한국 상징물로 꾸며졌고, 특히 첫날 환영식을 포함해 축제 미사,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등 대표단과 함께 하는 전례에는 주민 대부분이 성당과 회관을 가득 채웠다.
세계청년대회 에슬로 지역 책임 신부인 클라우스 단네 신부는 『손님맞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당간 유대가 더욱 돈독해지고, 공동체의 친교와 나눔이 활발해졌다』며 『오히려 한국 신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함께 봉사 체험
젊은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쌓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시설을 개방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12일에 펼쳐진 사회봉사체험은 「Under Construction(올바른 세계에 함께 공헌하라)」를 주제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온종일 지역 내 젊은이들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체험시설 보강을 비롯해 성당 의자 수선과 방석 만들기, 성모승천대축일용 약초묶기, 양로원과 청소년회관을 장식할 그림그리기, 청년대회 기념비와 거리간판 제작 시간 등을 가졌다. 이날 양국 젊은이들이 공동으로 만든 상징물들은 14일 주일미사 때 봉헌 후 각 시설물과 거리 곳곳을 장식했다.
전 세계가 하나돼
12일과 13일, 60개국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ww.together」(World-Wide-Together) 행사가 펼쳐졌다. 파더본시 중심가에는 차량이 전면 통제된 채 영성체험관과 사회.문화체험관, 각종 공연과 오락 공간 등 젊은이들을 위한 테마부스 170여개가 마련됐다. 모든 성당에서 기도회와 음악회가 열리고 박물관과 공공시설 등도 무료로 개방됐다. 대표단은 13일 지역 주민들과 짝을 이뤄 파더본 시내에서 자유롭게 행사에 참가했다.
특히 행사 마지막에는 파더본 시내에 있는 전 참가자들과 시민들이 시 외곽으로 모여 인간사슬을 엮어 「하나」된 마음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장관을 이뤘다.
파더본대교구장 한스 조세프 베커(Hans-Hosef Becker) 대주교는 『예수를 찾아간 동방박사들의 마음과 같이 뜨거운 사랑으로 언어와 국가의 장벽을 넘어 친교를 통해 복음을 널리 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음악·춤 큰 인기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것은 한국의 전통 음악과 춤. 주민들은 한국 대표단의 사물놀이와 강강술래, 단소연주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이며 즉석에서 함께 춤을 추고 어울렸다.
특히 에슬로 지역에서 1년에 한번 열리는 「시냇가의 소란」 공연을 한국 대표단을 위한 특별 무대로 꾸몄으며, 14일 저녁에는 성 판크라티우스 성당에서 전 지역 주민이 참가한 가운데 식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무대도 마련했다. 마지막 날 축제 후 대표단은 지역 청소년들과 축구 친선경기를 펼치며 우애를 다졌다.
한편 대표단은 지역민들과 함께 봉헌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전례를 마지막으로 교구 행사를 마치고 쾰른으로 이동, 본 대회에 참여했다.
사진설명
▶태극기를 페이스페인팅하고 함께 웃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언어와 국경, 문화를 뛰어넘어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축제미사에서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친교를 나누고 있다.
▶지역 젊은이들과 함께 양로원 입구를 장식할 석회그림을 그리고 있다.
▶「ww.together」 행사에서 인간사슬을 만들며 일치의 시간을 갖고 있다.
▶민박집에서 에슬로 지역신문에 소개된 행사소식을 보고 있다.
▶평화와 사랑 실천을 위한 다짐을 봉헌하고 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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