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사제 허락하에 미사참례 의미 되새기며
경건한 마음으로 봉헌해야
<질문>
세살된 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주일미사에 참례하는데, 아이가 성당 밖으로 나갈려고 해 아이를 따라다니다보면 미사를 제대로 봉헌할 수가 없습니다. 성당 마당에서 울리는 스피커소리만 듣고 미사를 봉헌해도 되는 건가요.
<답>
사중에 한창 장난 꾸러기 3살배기 아기를 달래다가 다른 이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아기를 돌보며 성당 마당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미사에 참례하는 자매님을 생각해 봅니다.
문득 예수님께서 갈릴레아 호숫가에 모인 군중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시고 그 말씀을 귀기울여 들으려는 많은 군중들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 당시에는 마이크와 확성기가 없었기 때문에 저 앞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서로에게 감동스럽게 전달했을 것이고,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그러한 분위기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장난치며 깔깔거리고 웃는 장면이 저의 눈에 생생하게 들어옵니다.
자매님이 질문하신 성당마당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미사가 미사참례가 되는지의 여부와 미사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해요.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제사(Liturgia Eucharistica)입니다.
『성찬 전례는 성부께 드리는 감사의 제사이며,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은혜와 창조와 구속과 성화로 이루어 주신 모든 것에 대한 감사로, 교회가 드리는 찬미입니다』(가톨릭 교회교리서1300항 참조).
미사는 개인이 하느님께 드리는 개인기도와는 달리 하느님의 자녀들이 하느님의 잔치상에 초대되어 함께 주님의 복음선포를 듣고 응답합니다. 미사를 성당에서 드리는 이유는 성당의 중심지인 제단이 갈바리아 십자가의 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장소인 동시에 하느님의 백성이 초대되어 주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는 주님의 식탁인 동시에 파스카 신비의 성사가 이루어지는 거룩한 장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데 협소한 성당 안에서 미사를 함께 봉헌할 수 없거나, 유아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이들을 위해 스피커 장치나 스크린장치가 설치된 특별한 장소에서 미사를 참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교회의 담당사제나 본당사제의 허락하에 이루어져야하고 신자들은 미사참례의 의미와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미사를 봉헌해야 하겠습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 <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