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찾은 교황 베네딕토 16세
“젊은이여, 세상의 선교사 되라”
청년사목 활성화 노력 당부
종교간 신뢰있는 대화 강조
【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이번 청년대회 참가는 교황 선출 이후 첫 고국 방문이자 처음으로 나선 해외 순방길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리울 만큼 지구촌 구석구석을 순례해온 반면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대해서는 이러한 잦은 해외순방이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순방길에 보여준 베네딕토 16세의 유연하고 개방적인 모습, 특히 젊은이들과 격의없이 어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모습들은 요한 바오로 2세에 못지 않게 가톨릭 신자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이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또 이번 순방길에 유다교 회당을 방문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며, 이튿날에는 이슬람 단체 지도자들과도 만나 종교간의 대화를 크게 강조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특히 테러행위에 대한 반대는 이슬람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요청했고, 결국 종교간의 대화와 화해와 협력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중요한 것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교황은 젊은이들이 『하느님을 잊고 살아가는 세상』에 참된 선교사의 몫을 다해주기를 요청했다. 그리고 그러한 열정과 소명은 그리스도를 발견한 사람이 지니는 커다란 기쁨과 환희임을 지적했다.
다시 말해서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발견함으로써 자신이 느끼게 된 큰 기쁨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황은 특별히 젊은이들이 이제 느끼게 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열렬한 열망이 구체적인 삶으로 나타날 것을 촉구했다.
청년대회는 성소 실험실
교황은 21일 쾰른 대신학교에서 가진 독일 주교단과의 만남에서 『그리스도를 젊은이들에게 선포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지난 20여년 동안의 청년대회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청년대회는 『성소의 실험실』이라며 청년대회를 개최한 나라에서의 청년 사목이 크게 활성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된 혁명
교황은 폐막미사를 앞둔 전날 철야기도 자리에서 80여만명의 젊은이들을 향해, 하느님으로부터 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참된 혁명』을 강조했다.
교황은 『참된 혁명은 단지 하느님께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며 『그분은 모든 옳은 것의 기준이며 동시에 영원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살아계신 창조주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분은 우리의 자유를 보장하며, 모든 참된 선과 진리를 보장해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테러리스트, 평화 방해꾼
교황은 20일 쾰른 대교구청에서 이슬람 지도자들과 만나,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의 관계에 해악을 끼치는 테러리즘을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다짐했다.
교황은 테러리스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들의 관계를 해치려고 한다』며 『그들은 평화롭고 공평하고 건전한 삶의 건설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우리가 함께 사람들의 마음에서 증오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세계 평화를 저해하는 야만적인 광신주의의 물결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다교와 대화 증진
교황은 18일 쾰른의 유다교 회당을 방문해 반유다주의와 인종차별의 경향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 1986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이어 유다교 회당을 방문한 두 번째 근대 교황이 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홀로코스트가 자행되던 시기를 『독일과 유럽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시기』라고 지칭하고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사이의 성실하고 신뢰 있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의 유다교 회당 방문에 대해 『역사적으로 특별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교황 선출 뒤 첫 해외 순방에서 이러한 상징적 방문을 결정한 것은 바로 교황 자신이라고 말했다.
■교황 폐막미사 강론 요지-
"그리스도 찾은 기쁨 다른 이에게 전해야"
그리스도를 발견한 사람은 다른 이들을 그분께로 인도합니다. 커다란 기쁨은 자신만 가지고 있을 수 없으며 전해져야 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이상하게도 하느님을 잊고 삽니다. 마치 모든 것이 하느님이 없어도 똑같은 것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세상은 절망을 느끼고, 모든 이와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외칩니다. 『삶이 이럴 수는 없다!』고 말입니다.
하느님을 잊으면서 새로운 종교 현상이 폭발적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이 과도할 때, 종교는 거의 소비상품처럼 됩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어떤 이들은 거기서 이윤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것을 바탕으로 세워진 종교는 궁극적으로 우리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편리할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우리를 위기에 빠뜨립니다. 사람들이 참된 스타를 찾아 그가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다른 이들을 그분께 더욱 확고하게 인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더욱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성서에 대한 사랑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교회를 인도하고 더욱 깊은 진리로 들어가게 하는 것은 성령이십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마련하신 가톨릭교회 교리서, 그리고 최근에 발표된 가톨릭교회 교리서 대요는 여러분에게 권하는 가장 기본적인 두권의 문헌입니다.
분명히 책들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신앙에 바탕을 둔 공동체를 형성하십시오. 최근 수십년 동안 평신도운동과 공동체들이 탄생해 복음적 힘을 발휘해왔습니다. 신앙 안의 일치를 추구하십시오. 새로운 공동체들의 자발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또한 교황과 주교들과의 일치를 보존하는 일도 중요한 것입니다. 단지 사적인 것이 아니라, 열두 사도들을 통해 주님이 설립하신 하느님의 위대한 가족으로서 살아가게 이끌어주는 것은 바로 그들입니다.
다시 한번 성체성사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우리는 같은 주님을 모시고, 주님은 우리를 함께 모이게 해주시며, 그분께 이끌어주시기에 우리는 하나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의 삶을 통해 드러나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가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또한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민감함으로써 나타나야 합니다. 우리가 기꺼이 나누려는 자세,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우리의 이웃에 대한 헌신을 통해 나타나야 합니다.
우리는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의 친교에 따라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우리 눈은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자신만을 위한 삶에 만족하지 않고, 어디서 어떻게 우리가 필요한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살고 행동한다면 우리는 곧 편안함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보다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하고 낫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위대한 영감을 지니고 있으며, 스스로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겠다고 서약하기를 원함을 잘 압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알도록 하십시오. 세상이 그것을 알도록 하십시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세상이 예수의 제자들에게서 기대하는 바로 그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사랑을 통해서 세상은 우리가 따르는 그 별을 발견하도록 해줄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나아갑시다. 하느님의 참된 경배자로서 우리가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
사진설명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1일 폐막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마리엔펠트에 도착했다. 100만명의 전세계 젊은이들이 운집한 가운데 거행된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젊은이들이 『신앙을 잃어버린 세상에 선교사가 될 것』을 호소했다(CNS).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젊은이로부터 청년대회 참가자 전용 배낭을 선물받고 있다. 이 배낭은 대회 기간 동안 모든 참가자들에게 배포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일 쾰른유다교 회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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