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고통스러우면 엄마에게 기대 울거라 ”
어렵게 찾은 골수기증자
수술비 1억원 없어 막막
100만원 수입으론 불가능
『전 이식 안 합니다』
올 6월, 골수이식을 준비하자는 주치의의 말에 영민(미카엘.16)이는 단호히 거절했다.
일 년 반 동안의 항암치료가 너무 고통스러웠을까. 엄마 윤인옥(로엘라.37.서울 시흥동본당)씨는 왜 이식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이유를 물었다.
『형하고 동생한테서 엄마를 일년이나 빼앗았는데 또 그럴 수 없어. 나 하나 때문에 우리 집이 거지가 되는 게 싫어』
「차라리 살고 싶다고 울지」
윤씨는 그런 아들에게 화도 나고 또 원망스러웠지만 결국 미안해서 눈물만 훔쳤다.
영민이가 급성골수성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해 4월. 9월까지 5차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으며 골수조직이 일치하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운 좋게도 영민이와 일치하는 골수를 가진 이가 네 명이나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수술 날짜까지 정해졌던 한 기증자는 수술 직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또 다른 한 명은 검진결과 통풍환자로 밝혀져 이식 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 나머지 두 명은 이식을 거부하며 연락을 끊었다.
이식을 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항암치료로 상태가 호전된 영민이는 올해 초 퇴원했고, 다니던 중학교에 복학했다. 건강 주신 은총에 감사하자며 엄마 윤씨는 아들과 함께 8주간의 성령세미나에 참석하고 6월 견진성사도 받았다. 하지만 성사를 받은 다음날 영민이는 다시 입원해야 했다. 재발이었다.
현재 영민이는 이식수술을 준비하며 항암치료중이다. 재발 당시만 해도 수술을 거부할 정도로 실의에 빠졌던 영민이는 자신처럼 투병 중인 어린 환자들을 보며 생각을 바꿨다.
다행히 대만에서 찾은 사람이 기증을 허락해 올 10월경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이제 남은 걱정은 1억원이 넘는 엄청난 이식 수술비다. 화물차 운전을 하는 남편 노수택(하상바오로.49)씨의 100만원 안팎의 한 달 수입은 그동안 치료로 빚진 돈은 커녕 이자를 갚기도 벅차다. 영민이 할아버지의 병 수발을 들며 빚진 돈도 아직 남아 있어 부담은 더 크다.
『너무나 큰 돈이기에 막막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 큰 돈을 어찌 구할래?」라고 주위에서 오히려 묻습니다. 하지만 병을 주셨으면 돈도 주시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엄마 윤씨에게는 잠시뿐이지만 유일한 위안거리다.
※도움주실 분=우리은행 702-04-107118 (주)가톨릭신문사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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