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복음 널리 전하겠습니다”
【독일, 쾰른=주정아 기자】
대회의 구심점은 단연 쾰른 대성당. 수많은 젊은이들은 연일 이른 아침부터 별과 십자가를 앞세우고 동방박사의 유해와 유물이 있는 대성당을 방문해 조배하고, 신앙을 고백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각 도시의 성당에는 구유가 꾸며져 「구세주」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국 대표단은 각 교구와 그룹별로 유서 깊은 교회 문화유산으로 거룩하고 성대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여러 성당과 교회박물관 등을 순례하고, 떼제 기도와 성체조배 등에도 적극 참여했다.
교황 환영식, 라인강변 인파
18일 쾰른 라인강변에서 열린 교황 환영식에는 10만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강변은 물론 강의 수심이 낮은 부분까지 가득 채우고 교황을 향해 환호를 보냈다. 대회의 「Super Star」가 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배를 타고 라인강을 따라 젊은이들에게 화답하며 쾰른 대성당을 찾았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메리 파워스(19)양은 『이번 대회는 내 인생에서 가장 진지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라며 『특히 교황님을 직접 보고 말씀을 들으니 예수님의 모습을 느낀 듯 하다』고 말했다.
순례의 마지막, 마리엔펠트
순례자들의 마지막 여정이 이어진 곳은 쾰른 외곽의 마리엔펠트.
폐막미사 하루 전 수십만의 순례객들은 기차역에서 마리엔펠트로 이어지는 수킬로미터의 순례길을 가득 채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일부 청년들은 며칠 전부터 빗속에서 노숙을 하며 미사를 준비하기도.
한국대표단은 8월 20일 마리엔펠트에 도착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봉헌하는 철야 촛불기도에 참여한 후 폐막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서 김새해(잔다르크)양은 한국 참가자를 대표해 전례봉사를 맡았으며, 박효정(세라피나)양은 교황으로부터 성체를 받아모셨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3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막미사가 거행됐다. 특히 이 미사 때는 전세계 국가의 국기와 함께, 북한의 인공기가 태극기의 뒤를 이어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젊은 열정, 지역민에 활기
젊은 순례자들의 열정은 독일인들에게도 신앙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국 대표단은 쾰른 외곽의 랑엔펠트 지역 고등학교에서 머물며 매일 아침 지역민들과 함께 기도와 미사를 봉헌했다. 지역민들은 액션송과 성사극 등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에 큰 호응을 보였다.
랑엔펠트 지구좌본당인 성요셉본당 주임 토르스텐 호만 종신부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평소 성당을 잘 찾지 않았던 신자들도 전례에 적극 참여하고 나눔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청년 그리스도인 소명 확인
대회 기간 중에는 교리교육과 함께 고해성사, 나눔과 묵상 시간이 지속적으로 마련됐다. 각 도시의 대형홀에서는 매일 700여명의 사제가 100여 가지 언어로 늦은 시간까지 고해성사를 집전했다.
대표단은 매일 일정과 순례 후 나눔 시간을 갖고 「청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소명을 확인하고 자신의 몫을 고민했다. 특히 18일에는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 주례의 미사와 교리교육 시간이 마련됐다.
이주교는 이날 교육에서 『예수께서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셨다는 것은 교회의 가장 큰 신비이며 큰 사랑』이라며 『예수께서 직접 남겨주신 사랑의 복음을 널리 전하는 「선교」는 청년 그리스도인들의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쾰른, 최대규모 행사
이번 대회는 지금까지의 청년대회 중 가장 많은 참가자수를 보였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80여만명의 젊은이들을 포함해 100여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든 이번 행사는 독일 교회 뿐 아니라 전 독일 국민의 협조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도시가 생긴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행사를 치르며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맞이했다. 시민들은 성당 외 일반 공원과 거리에 7개의 대형 무대를 포함해 90여개의 무대를 설치하는 등 큰 협조를 보였으며, 특히 각 마을별로 오가는 젊은이들에게 빵과 과자, 음료수 등을 무료로 나눠주며 정을 나눠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남겨줬다.
준비도 진행도 대형 행사
이번 행사에서는 총 120개국에서 2만7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행사 진행을 돕는 등 자원봉사자수도 기록을 남겼다.
폐막미사를 비롯한 행사에는 전세계 54명의 추기경과 750명의 주교, 9000여명이 사제들이 참가했다. 마리엔펠트에는 100개의 대형 스피커탑과 수백개의 전등 기둥이 세워졌으며 9000여개의 임시 화장실 등이 설치됐다.
언론들의 관심도 높아 이번 대회 취재를 위해 본부에 등록된 기자만 7000여명에 달했다.
특히 독일에서는 인터넷과 라디오를 통해 청년대회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으며, 대회 기간 중에는 세계청년대회 특집 신문으로 일간 타블로이드지 「디렉크트(Direkt)」를 발매하며 소식전달에 능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독일 내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인터넷 생방송을 이어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설명
▶한국 대표단이 대형 태극기를 휘날리며 라인강의 호엔졸른 다리를 건너고 있다.
▶마리엔펠트에서는 폐막미사를 기다리며 철야기도를 바쳤다. 대형 수조 위의 촛불은 젊은이들과 함께 밤을 지새웠다.
▶쾰른 대성당의 첨탑을 배경으로 라인강에 띄워진 배 위에서 참가자들이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각국 젊은이들이 쾰른 대성당과 인근 중앙역 앞에 모여 친교를 나누며 하나됨을 체험했다. 젊은이들이 쾰른 대성당 앞 계단과 광장에서 함께 포크댄스를 추면서 일치를 나누고 있다.
▶대회의 「Super Star」가 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라인강을 배로 지나가며 환호하는 각국 젊은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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