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은총에 대한 감사와 공경의 의미
‘이웃 사랑’ 담겨야
<질문>
몇 달 전 결혼한 직장인입니다. 분가해 살기 때문에 부모님 교적에서 집 근처 본당으로 교적을 옮겼습니다. 교무금 책정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부모님께서 교무금을 내셔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십일조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교무금을 어떻게 책정해야하는지요.
<답>
많은 신자들이 그리스도교 신자의 의무로서 교무금을 교회에 내면서도 교무금을 얼마나 내야하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교무금과 십일조와의 관계와 의미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교무금은 교회유지와 발전을 위해 신자들이 의무적으로 교회에 바치는 헌금을 말하며 그 기원은 구약(舊約)의 십일조(十一租)에서 유래합니다.
십일조의 의미는 피조물인 인간이 이 땅의 온갖 소출을 내게 하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찬미의 표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신앙의 역사를 통하여 충만한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땅에서 나는 곡식이든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이든 소출의 십분의 일은 야훼의 거룩한 것으로 생각하여 먼저 하느님의 몫으로 드렸습니다』(레위 27, 30∼34 참조). 또한 하느님의 공경의 의미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 사제들, 고아, 과부들에게 자신의 소유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신명기 14, 22∼29 참조).
오늘날 이러한 십일조의 정신이 교회 안에서 교무금과 주일헌금의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교무금의 봉헌은 세금이나 성사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예물과 기도로 생각하고 바쳐야 합니다(교회법 1254, 222조 참조). 그리고 교무금은 개인이 아니라 가정을 단위로 해서 수입에 비례한 알맞은 분량으로 책정하여 정기적으로 매달 일정한 금액을 소속본당을 통해 봉헌하여야 합니다.
봉헌된 교무금은 각 교구에 전달되며, 교구장은 이를 교회의 고유한 목적인 하느님 공경 예배, 교회 발전과 선교사업과 운영, 성직자들과 교회 직원들의 생계유지, 사도직 활동, 애덕사업 등의 교회운영에 필요한 재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의 풍부함과 과학의 최첨단을 걷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극도로 비참한 가난과 소외된 이들의 고통이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자신들의 힘을 지상 최대의 힘으로 믿고, 서로 공유하고 나눌 줄 모르는 개인, 집단적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어느 피조물도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무금의 봉헌은 우리가 받은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하느님을 공경하는 의미가 있어야 하며, 나보다 더 가난하고 소외당하며 사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이웃 사랑의 정신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 (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