⑵‘순교자 현양’은 이렇게?
“삶 속에서 순교자 정신 실천해야”
현양 위한 프로그램 개발·연구 조직 절실
성인화·엽서 등 통해 순교자 홍보도 필요
흔히들 「그리스도교 신앙은 순교로 시작하고 순교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말에서 오늘날의 교회는 「순교자들의 교회」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의 주요 신심 가운데 하나는 순교자 영성과 그들에 대한 공경이다.
왜 해야 하나?
1984년 103위가 시성되는 기쁨을 맛본 한국교회는 지금 「124위와 2명의 증거자」 시복시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순교신심의 뿌리를 깊게 하면 이러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신앙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순교자 현양은 꼭 필요하다. 순교영성을 부활시켜 시대의 어려움을 이겨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앙선조들이 「복자」나 「성인」 칭호를 얻더라도, 또한 아무리 복자나 성인 호칭이 숭고하더라도 순교자들을 공경하고 현양하는 마음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숭고함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 무한한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수원교구 구산성지 전담 및 수원교회사 연구소장인 정종득 신부는 『현대 신앙인들은 순교자들의 하느님을 향한 열성을 본받아야 한다』며 『신앙선조들과의 깊이 있는 만남을 위해 한 단계 발전된 현양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하나?
「순교자들의 행적과 신앙을 조사·연구하고 널리 전함으로써 신자들이 이를 본받도록 하려는 운동」. 「순교자현양운동」에 대한 사전적 풀이다. 넓은 의미로는 신자 각 개인의 자발적인 순교자 공경은 물론 순교자 행적 조사와 연구 활동, 시복시성 추진운동까지 포함된다. 그럼 순교자현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첫번째, 신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현양운동이 돼야 한다. 이제 순교자현양운동이 제도 교회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현양운동으로만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신도가 주축이 된 한국교회」라는 자긍심이 순교자현양운동에도 계승돼야 한다.
두번째, 순교자의 삶을 이해하고 그 신심을 이어받는 일과 함께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 생활 가운데 이를 실천하는 일이다.
세번째, 순교자들의 자료를 철저히 조사하여 추측이나 가정으로 발생하는 역사적 오류를 남겨선 안될 것이다.
네번째, 현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담당하는 전국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
다섯번째, 보다 세밀한 순교록 작성을 위한 한국교회 전체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각 교구나 본당, 그리고 해당 순교자에 대한 증언과 기록을 보유한 가정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긴요하다.
여섯번째, 순교자들의 삶과 믿음을 배울 수 있는 성인전기와 순교자들의 전기, 순교 소설 제작에 관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책들은 단순히 순교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순교의 배경과 과정을 재해석함으로써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순교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일곱번째, 순교성지 개발. 순교의 뜻을 생생하게 재현하여 신심을 형성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 형성과 배치 및 자료가 전시돼야 한다.
여덟번째, 교회사 연구에 대한 지원과 성지순례 활성화다. 연구 활동을 위한 교회사 전문가들의 연구 여건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다. 이와함께 성지순례를 신심행위나 현양운동의 창출과 형성의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즉 성지순례가 형식적 행사에 머물러선 안될 것이다. 성지순례는 바로 기도이기 때문에 소규모로, 또한 준전례로, 제2의 찬미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아홉번째, 한국성인 신심형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신심운동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이 보다 심화돼야 한다.
열번째, 성인화나 엽서, 상본 등 순교자를 알리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은이성지 개발 위원장과 인천교구 성지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순교성인 현양에 앞장서고 있는 김진용 한국순교자현양회 위원은 『최근들어 많은 신자들이 신앙선조들의 신심을 생활속에서 실천하려는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실천에는 자기 자신의 희생이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 한국교회 순교자현양 주요 연혁
▲1800년대 뮈텔 주교 등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 한국순교자들에 대한 기록 작성
▲1925년 79위 순교자 시복
▲1939년 김윤근 신부, 「조선 천주교 순교복자 현양회」 조직
▲1946년 성 김대건 신부 순교 백주년을 맞아 「한국 천주교 순교자 현양회」 발족. 방유룡 신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창설
▲1958년 이효상 회장을 중심으로 순교자현양회 대구지부 결성
▲1964년 최석우 신부, 「한국교회사연구소」 발족
▲1965년 「병인 순교 100주년 기념 사업회」 발족
▲1968년 병인 순교자 24위 시복. 민간단체인 「애국선열 조상 건립위원회」, 정약용?김대건 성인 동상 제작
▲1976년 주교회의, 전 교회 차원에서 시복시성운동 추진 결의
▲1980년 「한국천주교회 창설 200주년 기념준비위원회」 발족
▲1983년 대대적으로 「한국순교복자 유해 순회 기도회」 전개
▲1984년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맞아 103위 성인 탄생
▲1996년 한국순교자현양회, 성지연구원과 가톨릭문화선양회를 흡수
▲1999년 주교회의, 「124위와 2명의 증거자」 시복시성 통합 추진 결의
▲2000년 주교회의, 통합 추진할 청구인.청원인 등 임명
▲2001년 6월 제5차 통합 추진 회의
▲2005년 9월 제13차 통합 추진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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