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과 위로의 상징 십자가
역사만큼이나 형태도 다양
다원주의 안에서 현대의 문화는 예술과 과학, 경제 사회 각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 연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종교 안에서는 여전히 폐쇄적인 경향이 드러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다양한 분야의 문화 연대를 통해 새로운 가톨릭문화를 창출하고 ‘열린교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문화예술의 장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국내 유일의 종교미술학부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인천가톨릭대학교는 ‘제1회 그리스도교 미술 심포지엄’을 통해 그리스도교 문화를 널리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심포지엄은 10월 7일까지 서울 명동성당 야외전시장과 평화화랑 등지서 열리는 십자가 초대전과 학술발표회, 성화공모전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무엇보다 교회 내 각 분야별 문화와 일반사회의 문화를 적극 연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십자가 초대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은 물론 참여작가들이 눈길을 끈다. 인천가대는 그리스도교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타종교는 물론 일반사회와의 새로운 교류의 장을 제시하고자 신자 작가를 비롯, 국내 유명 조각가와 신진작가들을 초대해 전시회를 열고 있다.
또 전시회에서는 각 조각 작품과 함께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들이 ‘십자가’를 주제로 창작한 시작품을 소개해 문학과 조형예술의 새로운 연대를 시도해 눈길을 끈다. 참가시인은 고 구상·정채봉씨 등을 비롯해 김남조, 유안진, 윤동주, 이해인 수녀, 홍윤숙 등 국내 유명 시인 76명이다. 이들의 시작품은 십자가 조형물과 함께 책자로도 엮어 선보인다.
종교미술학부 학부장 조광호 신부는 “이번 행사는 교회 안팎의 문화를 연대한 ‘유연성’ 안에서 가톨릭의 새로운 문화를 발굴하고자 마련된 21세기 문화운동의 하나”라며 “세속적인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여 그리스도교를 부연할 때 더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진리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조신부는 “앞으로도 조형예술을 통한 그리스도교 문화운동을 적극 펼쳐 더욱 세분화된 주제를 이론과 실재를 통해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가대는 첫 번째 미술 심포지엄의 주제를 ‘십자가’로 내세워 종교의 더욱 보편적이고 현대적인 의미를 부연하고 있다. 십자문양은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 역사 안에서 범우주적인 상징물로 사용돼왔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죽고 부활함으로써 십자가는 구원과 위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다양한 형태와 재료의 십자가 80여점이 출품됐다. 모두 가로 2m, 세로 1.2m의 대형 십자가로 사실적인 형상의 청동, 나무십자가를 비롯해 대나무, 레진, 인조석, 실크스크린, 생화, 가죽상감 등의 다양한 혼합재료를 활용한 설치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전시회 개막식은 성화공모전 시상식과 함께 9월 23일 오전 명동성당 야외 전시장에서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와 김병상 몬시뇰, 인천가톨릭대 홍범기 총장 신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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