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결혼 전에는 종교가 달라도 서로 존중해주면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시부모님께서 개신교신자라도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마음만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시어머니께서 교회에 함께 가기를 강요하십니다. 수녀님 어쩌면 좋을까요?
<답>
한 가정 안에서 다른 종교적 견해의 차이는 많은 갈등을 가지게 되지요. 가톨릭 신앙을 믿고 천주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개신교 교회를 함께 나가자는 시부모님의 뜻을 거절해야하는 자매님의 마음은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시어른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고 종교의 분리로 가정의 화목이 깨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시겠지요.
몇 년 전 미국의 어느 병원에서 유다교를 믿는 유다인 의사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의 부인은 가톨릭 신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가정에 다른 종교에 대한 신앙 때문에 부부간의 사랑과 가정의 일치가 깨져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신부님이 그 의사의 집도 하에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수술이 잘 되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답니다. 그러나 그 의사가 말하기를 “당신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어 주셨기 때문에 수술이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떤 때는 자신이 수술을 집도해야하는 심각한 환자를 위해서 기도해달라는 부탁까지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신앙을 굳건하게 믿으면서도 다른 이들의 신앙의 참뜻을 인정하는 그의 마음과 정신이 참으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진정한 신앙인은 독선적으로 자신의 신앙을 강요하거나 우월감에 젖어 다른 이들의 종교를 비방하거나 적대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다른 종교 안에서도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일치를 끌어내며 서로의 존중과 나눔 안에서 자신의 신앙을 증거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같이 한 가정 안에서도 다른 모습의 신앙을 인정하면서 화목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은 많은 기도와 희생, 사랑의 지혜가 필요할 것 입니다. 신앙 선조들은 복음정신과 교리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귀중한 자신의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이런 신앙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어떠한 상황 안에서도 하느님의 은총이 그 가정 안에 풍성하게 이루어짐을 체험하리라 생각됩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