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는 가톨릭 신앙의 원천이며 절정”
개최 경과
10월 2일부터 23일까지 바티칸에서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1차 정기총회는 가톨릭 교회에 있어서 성체성사가 지니는 엄청난 의미와 그 보화를 다시금 보편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보다 생생하게 깨닫고, 되새기려는 자리이다.
특히 이번 제11차 정기총회는 지난해 10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성체대회로부터 막을 올려 이번 회의로써 폐막하는 성체성사의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정기총회의 주제인 ‘교회 생활과 사명의 원천이자 정점인 성찬례’는 말 그대로 이번 총회의 처음과 끝이 성체성사에 대한 것임을 나타낸다. 성체성사와 미사는 가톨릭 신앙과 교회의 생활, 그리고 그 사명이 흘러나오는 원천이자, 절정이다. 이번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교황청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관련 문헌을 발표하고, 회의의 안건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쳤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2월 성체성사를 주제로 한 정기총회의 소집을 발표하기 전인 2003년 4월 회칙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를 반포함으로써 오늘날 성체성사가 지니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제11차 정기총회 소집을 발표했고, 지난해 5월에는 총회의 안건을 작성하기 위해서 의제개요를 발표, 각 지역교회와 동방교회들에 두루 의견을 물었다. 특히 교황은 지난해 10월 성체성사의 해를 시작하면서 교황교서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를 발표해 모든 하느님 백성이 성체성사의 해를 맞아 성체성사의 신비를 깊이 성찰하고 모든 교회 생활과 믿음에서 그 가르침을 익히고 실천하도록 권고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4월 2일 선종했으나, 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선임 교황의 뜻에 따라 주교대의원회의 개최 일정과 진행 방법상의 수정 보완을 거쳐 예정대로 총회를 개최할 것을 발표했다.
논의될 내용들
각 지역교회 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은 이번 총회에서 다루게 될 주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 문헌은 성체성사를 올바르게 거행하고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사목적 관심사들에 대해 전세계 교회의 의견들을 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총회에 참석한 주교들은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의안집은 서문과 결론, 그리고 본문 4개장으로 구성돼 있다. 본문 제1부는 ‘성찬례와 현대세계’에 대한 것으로 오늘날 각 지역교회의 상황 속에서 성찬례가 거행되는 상황을 점검하고, 교회 및 성사들과 갖는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제2부 ‘성찬 신비에 대한 교회의 신앙’은 신앙의 신비로서 성체성사에 대해 설명하고, 죄악으로부터 벗어나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얻는 파스카 신비로서의 성체성사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제3부 ‘교회 생활 안에서 성찬례’는 성찬례의 거행에 대해, 특히 미사성제의 의미와 가치, 중요성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강조한다. 마지막 제4부 ‘교회 사명에서 성찬례’는 성체성사의 영성과 그를 바탕으로 한 그리스도인들의 일상 삶에서의 성체성사 정신과 영성의 실천을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총회에서는 성체성사에 관한 모든 것, 즉 성체성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서부터, 그 정신의 실천과 복음화의 사명까지 그 모든 것들을 다루게 된다.
주교대의원회의의 개최 과정
주교대의원회의는 그 설립에서부터 주교단의 단체성을 그 취지로 하고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주교대의원회의의 각 단계별로 이 단체성의 개념에 바탕을 둔 방법에 따라 진행된다.
주교대의원회의의 주제를 선택할 때에도 회의에 참석한 교부들은 대의원회의 말미에 다음 모임을 위한 제안을 요청받는다. 가능한 주제는 보편적인 것이어야 하는데, 교회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힘과 움직임을 고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아울러 사목적으로 중요하고 확고한 교회의 가르침에 기반을 둔 것이 되며, 실제로 실천가능한 주제가 선정된다.
이렇게 제안된 것들은 주교대의원회의 사무국에 의해 검토되고 교황에게 짤막한 목록으로 보고되며 교황은 이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다음 단계는 기초 문헌 즉, 의제개요(Lineamenta)를 작성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논의될 주제의 개요와 주요한 내용이 포함된다. 신학자들의 자문을 받아 작성된 의제개요는 최종적으로 교황의 승인을 거쳐 확정되고, 번역돼 각 지역교회에 배포된다. 이후 지역교회의 응답과 의견들을 수렴한 뒤, 의안집(Working document, Instrumentum Laboris)이 작성된다. 이 문헌은 총회 기간 동안 논의의 바탕이 된다. 의안집은 교황의 재가를 받아 총회에 참석할 모든 이들에게 배포된다. 이 의안집은 종종 일반에게 공개되는데 이번 회의의 경우가 그러하다.
총회의 진행은 대체로 세 가지 부분으로 이뤄진다. 첫 번째는, 각 교부들이 자기가 속한 교회 상황에 대해 발표한다. 여기서 이뤄진 발표 내용들에서 일련의 논의 초점들이 추려지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언어권별로 소모임으로 나눠져 토의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소모임들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전체 총회에서 요약 발표된다. 이때 교부들은 발표된 내용들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자기 의견을 피력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보다 정밀하고 결정적인 형태로 제안과 의견 발표가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침으로써 총회의 말미에 구체적인 제안들에 대해 투표가 실시된다. 소모임들은 제안들을 토의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모임을 갖게 되는데, 여기에서 교부들은 그룹별 수정 제안을 위한 개인적인 의견을 제안한다. 마지막 제안서가 작성되면 전체 회의에 제출되고 교부들은 이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의 투표를 한다.
총회가 끝난 다음에 발표되는 최종 문헌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은 없다. 첫 세 차례의 총회에서는 회의 결과는 단순히 교황에게 제출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1974년 총회 후 교황 바오로 6세는 총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교황권고를 발표했고, 이후 모든 총회에서는 이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총회 후속 교황 권고가 최종 문헌으로 발표됐다.
118개국 256명 참석
이번 총회에는 118개국에서 모두 256명의 교부들이 참석한다. 이러한 수치는 역대 총회 중 가장 많은 교부들의 수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 2001년 총회에는 247명이 참석했다.
이들 256명 중, 177명은 각 지역교회의 대표로 선출된 교부들이고 39명은 당연직 대의원이다. 또 40명은 교황에 의해 임명된 대의원이다. 전체 인원 중에서 55명이 추기경, 82명이 대주교, 123명이 주교이며 36명은 주교회의 의장들이며, 수도회 소속은 12명이다.
교부들은 모든 대륙에서 골고루 참석했는데, 가장 많은 교부가 참석한 대륙은 유럽으로 95명, 그 다음이 아메리카 59명, 아프리카 50명, 아시아 44명, 그리고 오세아니아에서 8명이 참석했다.
한편 5대륙에서 32명의 전문가가 참석하며, 27명이 참관인으로 참석한다.
중국 주교 4명 모두 불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초청한 4명의 중국 주교들은 모두 이번 총회에 불참했다. 이들은 아직 정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지 못했고, 중국을 떠나 바티칸으로 가도록 허용되지 않았다.
교황이 초청한 4명 주교들은 중국 정부의 공인을 받지 않은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교구의 웨이징이(魏景儀) 주교를 비롯해 상하이(上海)교구의 진루셴(金魯賢) 주교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교구의 리두안(李篤安) 주교, 펑상(鳳翔)교구의 리징펑(李鏡峰) 주교 등이다.
중국 외교부 관리는 최근 중국 정부가 교황청과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으나, 정부 공인 애국회는 교황청의 초청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웨이징이(47) 주교는 교황의 초청을 받은 뒤, 매일 정부에 비자 발급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됐는데, 그 이유는 교황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진루셴(89) 주교 역시 아직 여권을 받지 못했는데, 그는 고령에 건강상 문제로 참석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리두안(78) 주교 역시 건강이 여의치 않다. 가장 희망적인 주교는 리징펑(84) 주교인데, 역시 참석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한편 지난 1998년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특별총회 당시에도 애국회의 최고령 주교인 두안 인밍 주교와 쑤지씨안 주교가 바티칸을 가기 위해 출국 신청서를 제출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도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부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아드님께 우리의 귀를 기울이라고 명하셨나이다.
그리스도님, 당신의 빛을 우리 교회에 비춰주소서. 오로지 당신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말씀에 따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거룩한 것이 아니옵니다.
당신께서는 위대한 목자이시며, 영혼의 주관자이시옵니다.
지금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와 함께 모인 당신 교회의 목자들을 살펴주소서. 당신께서 그들을 진리 안에서 거룩하게 해주시기를 기원하며, 그들이 믿음과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도와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교들과 그들을 돕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사랑과 진리의 성령을 내려 주소서. 성령이 교회에 말씀하시는 바를 그들이 더욱 충실히 따르도록 하소서. 성령으로써 그들의 영혼을 일깨우시고, 그들에게 진리를 가르치소서.
그들이 자신들의 일을 통해서 당신 교회의 신자들이 성령 안에서 정화되고 강해짐으로써, 당신께서 구원을 이루신 복음을 더욱 충실히 따르며, 스스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스스로를 봉헌하도록 하소서.
하느님의 모친이시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다락방에서 사도들을 도왔듯이 주교들을 도와주소서. 또한 자애로써 그들에게 형제적 친교를 주시고, 그들이 고요함 속에서 평화와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아울러, 시대의 징표를 읽으며, 자비로운 하느님, 역사의 주님의 위엄을 기념하고,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게 하소서.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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