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화·영성 바탕으로 홍보 활동 바람직
사이버 세계 등 새 문화 수단도 활용해야
⑶교회의 홍보 활동
교회의 홍보활동을 논의할 때, 대부분의 경우 지역교회, 또는 교구나 본당에서 신자 공동체를 대상으로 교계의 공식적인 사목적 가르침이나 각종 행사, 사목 프로그램 등에 대해서 알리고 신자들이 그에 따라 생활하거나 참여할 것을 권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교회의는 한국교회 전체와 관련되는 사목적 지침들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그것들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교구에서는 교구장의 사목 방침이나 교구청의 사목활동을 알리는 것이 홍보활동의 중심이다. 본당에서도 마찬가지로, 본당의 주요한 사목 방향과 정책, 각종 본당 행사 안내와 프로그램 참여 등에 대해 본당 공동체에게 전달하는 것을 주요한 홍보활동으로 삼고 있다.
교회내 각종 언론과 출판 잡지 활동에 있어서도 현재 한국 교회 안에서는 교회의 홍보활동은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에 제한돼 있을 뿐, 교회 밖의, 세상을 향한 홍보활동에는 교회 본래의 소명에 걸맞는 기대와 가능성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애당초 교회의, 세상을 향한 홍보활동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부의 홍보활동과 함께 교회 홍보활동의 두 기둥을 이루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대외홍보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강조는 바로 이러한 교회의 본래 홍보활동의 두 가지 방향을 함께 깨닫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교회 문헌에 드러난 홍보
공의회 문헌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Inter Mififica)은 사회 매체 사용의 천부적 권리를 교회가 갖고 있다고 천명하며, ‘일치와 발전’(Communio et Progressio)은 126항에서 현대의 대중매체를 통해서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또 ‘새로운 시대’(Aetatis Novae)는 8항에서 교회는 항상 복음 메시지를 각 세대, 특정 국가와 민족에게 맞게 전해야 하며, 특히 오늘날 교회는 현대 세계와 매체 안에 존재함으로써 조우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 문헌은 특히 11항에서, 미디어의 사용은 복음화와 교리교육에 있어서 이제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홍보주일 담화는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더욱 생생하고 적절하게 표현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2년 홍보주일 담화에서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선포할 과제를 강조했고, 정보사회의 도래를 맞아 2002년에는 인터넷으로 형성된 사이버 세계를 교회 홍보활동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지적했다.
‘아시아 교회’의 사회홍보
특별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목적 과제를 담은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 후속 문헌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는 이러한 대외홍보활동과 관련한 많은 내용을 시사한다.
‘아시아 교회’는 아시아 교회에서의 복음화 노력이 매스 미디어와의 긴밀한 연관성이 있음을 전제로 현황을 분석하고, 특별히 ‘사회 매체들’에 대한 부분에서 “교회는 대중 매체를 사목 계획과 활동에 철저히 통합시키는 방법을 연구함으로써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문헌은 특히 이와 관련한 세부 계획들을 여러 군데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첫째, 각 교구가 홍보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공의회 문헌과 ‘일치와 발전’에서 요청한 것이고, 현재 한국 교회에서도 전국 각 교구에 이러한 성격의 기구가 설치돼 있다.
둘째,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는 교육을 위해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의 사용에 대한 교육을 말한다. 셋째, 미디어 안에서의 영적, 윤리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종교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넷째, 교구와 전국 차원의 홍보 관련 사목 계획의 수립이 요망된다.
교회 홍보의 여러 측면들
현대의 홍보수단의 적절한 사용은 아직 교회의 구성원이 아닌 광범위한 일반 대중들을 향해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고, 교회의 활동에 대해 그 목적과 내용을 전달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이러한 활동은 곧 교회의 복음화 활동의 일환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활동의 가장 첫 번째 차원은 ‘삶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마더 데레사와 같은, 삶으로써 복음을 증거한 생애에 대한 이야기는 교회의 참된 모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에 주목한 세계의 눈은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모범을 매우 효과적으로 세상에 전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둘째, 교회의 이미지에 있어서, 단지 하나의 제도가 아니라 하나의 신앙 공동체, 그리고 그 구성원들의 이미지가 우선적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삶의 증거’가 곧 가장 효과적인 복음화의 수단이라는 점과 상통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토착화에 바탕을 두고 홍보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전통과 정서, 감성에 적절한 사고방식과 가치체계, 홍보수단, 문화에 바탕을 둘 때, 홍보활동의 설득력이 확보된다.
넷째, 무엇보다도 깊은 영성에 바탕을 둬야 한다. “선교사가 영성적이지 않을 때, 그는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할 수 없다”라는 것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이다. 결국, 교회의 홍보활동은 영적 체험의 나눔일 수밖에 없다.
다섯째, 교회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사이버 세계가 차지하고 있다. 교회는 사이버 세계, 그리고 그것이 생산하는 새로운 문화에 대해 적응하고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홍보 요원,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하며, 모든 사목 계획과 사목 활동의 수행자들이 홍보활동에 대해 나름대로의 식견과 준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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