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쟁사회가 창출한 많은 이슈들은, 강한 자가 되어 살아남는 것이 곧 행복의 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강한 자가 되는 것’과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은 별개의 주제이다.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은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삶에 대한 건강한 의식을 통해 ‘다가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니엘서 8장은 그 어떤 힘에 의해서도 부서질 것 같지 않던 독재의 덫이 하느님에 의해 어떻게 산산이 부서지는 지를 설명해 준다. 특별히 25절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부서질 것이다.”라고 언급함으로써 인간이 아무리 애써 보존하려고 해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신다면 단 하나도 유지할 수 없음을 제시하고 있다.
전반적인 개관
다니 8장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본문이 다시 히브리어로 기술된다는 점이다. 아람어로 씌어진 2, 4b~7, 28에 이어, 1장을 시작할 때 사용되었던 히브리어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8장은 7장의 배경이 된 벨사살 통치를 여전히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1절의 “첫 번째 환시에 이어”라는 언급은 먼저 주어진 환시(7장)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전반적 내용
8장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있다. 다니엘은 환시를 통해 숫양과 숫염소를 보게 되는데 숫염소는 숫양을 공격하여 승리를 거둔다. 그러는 사이 숫염소의 큰 뿔은 네 개의 뿔로 변하고, 네 개의 뿔은 다시 ‘작은 뿔’로 대체된다. 이러한 환시의 해석자로 등장한 가브리엘은 이 환시가 메대-페르시아, 그리고 그리스제국의 역사를 표현한 것임을 알려준다.
즉 숫양의 머리에 난 두 뿔은 각각 메대와 페르시아를 상징하고, 숫염소는 그리스를, 두 눈 사이에 있던 뿔은 알렉산더 대왕를 말한다.
숫염소가 숫양을 무찌르는 장면은 알렉산더의 메대와 페르시아 정복을 의미하고 이 뿔이 부러지고 4개의 뿔이 새로 나는 모습은 그의 급작스런 전사와 제국의 4분할 통치를 의미한다. 특별히 숫염소의 작은 뿔은 안티오쿠스 4세를 상징하며, 그의 무서운 폭력은 인간의 능력이 아닌 하느님에 의해서만 평정될 것임이 제시된다.
역사적 상황
다니엘서는 ‘사후예언’의 시각에서 서술된 책이다. 다니 8장도 예외는 아닌데, 내용상으로는 다니엘이 벨사살 3년(즉 바빌론 통치 때)에 미래에 있을 사건들을 내다보는 설정으로 되어있지만 사실 환시를 통해 제시되고 있는 이 사건들은 이미 저자나 당시의 독자들이 경험한 바 있던 안티오쿠스 4세의 박해에 대한 보도이다. 즉 저자는 그들이 이미 체험한 사건들을 바빌론 시대의 벨사살 통치라는 가상적 설정 안에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다니 8장의 의미
다니 8장은 7장과는 다른 환시를 전하고 있지만 사실은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고 있다. 세상에는 악과 폭력이 난무하지만 이러한 악은 세상의 주인이신 하느님에 의해 평정될 것이라는, 바로 그 주제이다. 특별히 8장은 25절에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부서질 것이다”라는 표현을 통해 하느님에 의한 직접적인 평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묵시문학의 중요한 신학 중의 하나인 ‘비폭력성’에 대한 뚜렷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1) 악한 자들의 폭력이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라는 점, 2) 이 종식은 그 어떤 인간의 힘에 의해서도 이루어지지 않고 초월자의 개입으로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이 강하게 부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다니엘서 전체를 이해하는데도 결정적 시각을 제시한다. 다니엘서의 익명의 저자는 당시 거세게 일어나고 있던 유다 마카베오의 ‘무력항쟁’에 편승하지 않고, 하느님의 직접적 개입만을 희망하는 ‘비폭력적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저자는 모두를 파국으로 이끄는 ‘무력 저항의 길’보다는, 초월자에 대한 절대적 경외를 근거로 한 ‘비폭력적 자세’가 사실상 가장 지혜로운 선택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감기가 오는가 싶어 바로 주사를 맞았다. 아프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예방주사라는게 병균을 투여하여 항체를 만드는 것이라 한다. 결국 병균을 투여해 싸움을 거는 거였다. 병균들이 들어와 내 몸이 싸움터가 되어야 건강해진다는게 우스웠지만, 그게 삶이구나, 그런 생각이 스쳤다.
행복은 타인과의 싸움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다가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내가 남보다 낫다는 상대적 우월감을 통해 주어지는 ‘잠시적 환상’이 아니라, 자신과의 정직한 싸움을 통해 아주 힘들게 그러나 그만큼 소중하게 실체를 드러낸다는 것, 이 사회가 배워야할 가장 기본적 상식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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