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계 대학 신자비율 높아
지역교회의 선교적 관심 절실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가톨릭학교’에 대한 것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설립한 초중등 학교 및 대학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하루 하루 나의 삶의 전부를 사로잡고 있다.
과연 가톨릭학교란 무엇일까? 가톨릭학교의 특유한 본질과 사명은 무엇일까? 무엇이 가톨릭학교를 ‘가톨릭’이게 하는 것일까? 어떻게 가톨릭학교를 보다 진정 훌륭한 ‘학교’로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관련된 국내외 자료를 살피고 꼼꼼하게 읽고 정리해 나가는 부지런을 떨고 있다.
최대 관심사 ‘가톨릭학교’
왜 이렇게 되었을까? 솔직히 몇 년 전 유학에서 돌아올 때 만 해도 내가 이렇게 될 줄을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저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내면과 외부에서 요청받는 대로 그것에 순순히 응답하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이것에 빠져들었다. 요즘은 이 주제를 생각하는 것에 가슴 뛰는 흥분을 느낀다. 몸에 전율이 일고 머릿속이 짜릿해 지는 것을 느낀다.
지난 몇 달간 이 난에서 가톨릭학교에 대해 본인의 부족한 식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깊이 감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인은 가톨릭학교는 ‘영혼의 성장과 자유를 위한 교육’의 장이어야 하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지적, 인성적 교육 뿐 아니라 ‘영성적’ 교육에 힘써야 하며, 궁극적으로 가톨릭적 ‘대안교육’을 지향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가톨릭학교에서 봉직하는 모든 교육자들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학생의 영혼과 조우하는 ‘영혼의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한편 교회는 ‘선교의 황금어장’인 가톨릭학교를 복음화의 중요한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학교의 선교적 유용성
이왕 말이 나온 김에 가톨릭학교의 선교적 유용성을 다시 강조를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난 호에서 서울에 소재한 가톨릭학교인 동성고, 계성여고, 성심여고의 복음화율(신자비율)이 각각 43%, 40%, 26%로 젊은이들을 잃어가는 한국교회에 선교에 대한 새로운 빛이라고 밝혔었다.
그런데 가톨릭계 중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들 역시 가톨릭 선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사제 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대신학교를 제외한 전국 가톨릭계 대학교의 학생 신자의 비율은 약 20%이고, 교수 신자의 비율은 약 36%이다.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의 경우, 매해 신입생의 신자비율은 30% 정도이고 교수 신자의 비율은 40%정도이다.
이 역시 전국 평균을 몇 배나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가톨릭 신자들이 갖는 가톨릭계 대학들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가톨릭계 대학에 대한 우리의 선교 전략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복음화는 단순히 신자의 비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학교에서 말하는 복음화란 학교에 있는 가톨릭 신자와 다른 종교의 신자들 그리고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모든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목격하도록 초대하는 것이고, 가톨릭교회를 보다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며, 가톨릭의 보편적 가치인 ‘진리, 사랑, 봉사’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비록 가톨릭계 학교들 안에서 어떤 이유로 신자의 비율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신자 뿐 아니라 비신자 학생과 교육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를 진실로 체험하지 못하거나, 가톨릭교회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지 못하거나, 혹은 가톨릭의 보편진리에 헌신하는 정도가 증가하지 못한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복음화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가톨릭학교에 대한 전교회의 선교적 관심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교회의 문헌에서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지역교회와 가톨릭학교의 긴밀한 관계가 더욱 중요하게 보이며, 가톨릭학교에 대한 지역 주교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새삼 절실하게 느껴진다.
최준규 신부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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