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과 함께 일하며 사는 것 자체가 큰 은총”

어린이·청소년 사목에 많은 관심

평신도 교육 프로그램 개발 필요

교구 성지·성소계발 시급한 과제

전문-교구장 착좌 이후 다양한 사목적 시도로 의정부교구를 교회 안팎에서 주목하는 역동적인 교구로 이끌고 있는 이한택 주교는 시종 복음적 삶을 강조했다.

첫 걸음을 뗀 의정부교구가 헤쳐가야 할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고민도 적지 않을 법한 이주교는 사목일선에서 고투하고 있는 사제들을 위해 자신이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의정부교구가 걸음을 더할 때마다 한국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이주교는 여전히 주님의 인도하심이 필요하다며 끊임없는 기도와 관심을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복음을 생활화하면 우리의 삶은 물론 우리 사회에도 혁명이 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삶으로 신자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교구장 착좌 1주년을 맞으시면서 감회가 남다르실 줄로 생각됩니다. 1년을 보내신 느낌이 어떠십니까.

▶스스로 선택한 많은 사제들과 의정부교구에 와 신자들을 만나면서 하느님께서 왜 여기에 보내셨는지 깨닫게 됩니다. 신자들과 함께 살며 일하는 것 자체가 은총이라는 사실이 그 깨달음 가운데 하나입니다. 거창하고 화려한 것은 없지만 신자들 속에서 의미있는 체험을 해온 시간이었습니다.

▷교구장으로 사목해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교구장으로 취임하기 전 의정부교구의 가장 큰 자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신자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1년은 저의 그런 믿음을 재확인해온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한 선물 없이 제가 찾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자들이 기뻐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신부님들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을 신자들도 알아주고 더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 또한 큰 수확입니다.

▷신생 교구를 이끌어 오시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신자나 성직자이든 주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려움이 없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에는 어떤 형태로든 십자가를 동반하게 됩니다. 각자가 지는 십자가는 이 세상 어떤 이가 지는 십자가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 십자가도 다른 누구의 십자가보다 더 특별히 아프다기보다 하느님께서 주는 영광에 동참하기 위해 십자가를 진다는 생각입니다.

▷특별히 관심을 두고 계시는 사목 분야가 있으십니까? 있다면 어떤 계기나 목적이 있으신지요.

▶사목 원칙 중 하나는 교구가 내건 ‘찾아가는 교회, 함께하는 교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자들의 신앙생활에서 관심의 초점이 무엇인가, 무엇에 목말라 하고 어떻게 살길 원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자기 관심을 앞세우다 보면 신자들에 대한 봉사보다 내 욕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자들이 하느님과 사랑의 생활을 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린이사목과 청소년사목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과 접하고 있는 교구로서 ‘새터민’, 특히 이들의 청소년을 도와주고 키워주고 싶습니다. 통일이 되면 이들이 스스로 체험한 것을 전하고 나누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의미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목 방침 중 평신도 교육에도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평신도들 스스로 교육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나아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돕는 게 복음화의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 연도나 장례 등을 더욱 교회 정신에 맞는 방향으로 정비하고 활성화시키고자 합니다.

성지 개발에도 더 많은 관심을 두려합니다. 하루 속히 교구 내 성지를 개발해 신자들에게 더 많은 봉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구 발전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를 말씀해 주십시오.

▶성소 계발이 시급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교구청도 없고 교구청 사제들의 숙소도 없어 당장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크게 걱정은 않습니다. 오히려 현 상태가 초대교회의 생활에 동참하며 가난한 교회를 살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걱정은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사목하고 있는지, 신자들이 신바람 나게 사목하고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교구 발전을 위해 젊은 신부들이 주축이 된 ‘중장기 기획실’을 두고 그들이 내오는 플랜에 맞춰 교구가 발전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저는 터를 닦는 주교로 젊은 사제들의 심부름도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끝으로 교구 관계자들과 일반신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오.

▶복음의 예수님처럼 보고 생각하고 살고 행동하는 게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지침을 내리시기보다 함께 다니며 생활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의 실존의 뿌리를 흔들 정도로 알려고 노력하라는 말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법 중의 법이요, 철학 중의 철학, 신학 중의 신학이며, 제 삶의 바탕입니다. 신자들이 복음을 소중하게 연구하고 묵상하고 생활하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