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유리의 조화 돋보여
서울 삼성동본당(주임 이영춘 신부)이 본당 설립 5주년을 맞아 성당 내에 설치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십자가가 미술계는 물론 지역사회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10월 2일 오전 축복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낸 삼성동성당의 성가정 세라믹 스테인드글라스는 한국 분청사기의 투각기법과 스테인드글라스를 접목시킨 최초의 시도로 흙과 유리라는 자연의 소재를 잘 조화시켜 도자기와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지평을 연 창조적인 작업이라는 점에서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발걸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본당의 주보성인인 성가정에 대한 묵상을 돕고자 성당 복도에 배치된 성가정의 삶(결혼, 성모영보, 예수성탄, 성전봉헌, 율법학자들과의 토론, 나자렛에서의 노동, 성가정의 기도)을 표현한 7점의 스테인드글라스 도판과 천사들이 팔레스타인 성가정을 인도해 이탈리아 로레또에 모셨다는 것을 형상화해 성당 정면 외벽에 설치한 ‘성가정과 수호천사’ 도판은 조립식 성당의 단조로운 분위기를 일시에 바꾸어 놓았다.
특히 삼성동본당은 이번 성예술품 봉헌을 위해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로 작품을 기증받고 축복식에도 참여토록 함으로써 전 신자들이 성가정에 대해 함께 묵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호평을 얻었다.
작가 김한사(바오로.52.수원교구 안성본당)씨는 “도자기 분야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분할적인 작품 제작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가마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품의 크기를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전통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제작 기법에서 탈피해 도자 흙을 작품의 바탕으로 사용함으로써 성예술의 토착화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게 됐다”고 밝혔다.
이영춘 신부는 “성예술품 설치로 보다 성당다운 면모를 갖춤으로써 지역사회의 문화 선교에도 더욱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며 “성당을 찾는 신자들에게 더욱 깊이 있는 신앙과 아울러 가톨릭 문화사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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