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는 의무로 지켜질 때 더 큰 짐으로 다가와
자신이 죄인임을 마음으로 고백하고 겸손하게 용서 구해야
[질문]
고해성사 때마다 항상 같은 죄를 고백하게 됩니다. 매번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반복해서 죄를 짓게 됩니다. 신앙인으로서 성숙되지 않은 저의 모습을 보면서 실망스럽습니다.
[답]
하느님의 자녀가 되던 날! 그분의 사랑과 충만한 은총으로 새롭게 태어남을 기뻐하며 세례를 받던 날이 기억납니다. “이제부터는 그리스도신자로서 언제나 감사의 삶을 살면서 예수님의 모습을 닮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살아가야지”하며 결심했던 날들이 있었지요.
그러나 세상의 삶 속에 살다보면 하느님 중심적인 삶을 살기보다 자기중심적인 교만함과 이기심의 생각과 행동을 선택하여 죄를 짓게 됩니다.
이에 대하여 바오로 사도는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로마서 7, 24~25)라고 고백함으로써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만이 죄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다시 새롭게 하느님 자녀의 삶으로 살아가는 길임을 알려줍니다.
그러므로 고해성사를 보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인간의 죄에 대한 용서뿐만 아니라 세례 때 받은 영원한 생명을 새롭게 갱신하는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와 화해함으로써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죄 때문에 상처 난 우리의 마음을 치유 받기 위해서 입니다.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감은 반복되는 죄의 고백에 대한 부끄러움과 실망감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고해성사의 진정한 의미를 잊은 채 진정으로 통회하지 않고 단지 신자의 의무로서만 지키고자 할 때 더욱 큰 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고해성사를 그리스도 신자의 의무로서 지켜나가기 보다는 하느님과 일치하는 새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는 겸손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많이 체험하기 때문에 나 자신의 구원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훌륭한 성인 성녀와 사도들처럼 하느님나라의 기쁜 소식을 가정과 세상 안에서 말과 행동으로 선포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