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지식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교리를 가르치나?
교육의 질과 교육자의 질
“교육의 질은 교육자의 질을 ‘절대로’ 능가할 수 없다.”
이 말은 언제나 옳다. 특히 ‘절대로’ 라는 단어가 강조되어 있는 이 문장은 현재 가르치는 일을 하는 교수로서, 특히 현직 초중등 교사들을 학생 삼아 가르치는 교육대학원의 교수로서, 해를 거듭하면서 ‘과연 명언이로다’하고 자주 감탄하게 만든다.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과 정책이 마련된들 그것을 직접 수행할 좋은 교육자가 없다면 그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마치 암세포 조기발견에 탁월한 성능을 지닌 값비싼 의료장비를 들여다 놓은들, 잘 훈련된 의료진이 없다면 장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그렇다. 모든 교육문제는 교육자 양성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 지금껏 교육개혁에 관한 시도들이 실패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그동안 입시제도, 인성교육, 개별교육, 공교육과 사교육 정상화 같은 정책들이 처참한 실패로 끝난 적이 많은데, 그렇게 오랜 준비와 정책의 치밀성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언제나 그런 정책을 교실과 학교에서 직접 수행할 교육자들의 변화와 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교육자의 의식과 방법에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변화된 교육지침에 따라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따라서 어떤 교육적 논의든지, 만일 교육자의 양성에 대한 대책이 빠진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많다.
가톨릭 청소년 교육 위기설
요즘 가톨릭 청소년들의 교육에 대한 회의나 세미나를 가보면 온통 위기설 일색이다. “급감하는 청소년.” “아이들이 교회를 이탈한다.” “주일학교 교육 이대론 안 된다.” “가톨릭 청소년 교육 이대로 좋은가.” “청소년 사목 대안은 없는가.” 통계청, 갤럽, 그리고 교회에서 수집한 통계들도 이런 위기설을 잘 지지하고 있다. 그곳에서 참신하고 실용적인 많은 대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말이지 그 대안들만 실천할 수 있다면 뭐가 확 바뀔 것 같은 확신이 들 정도다. 그러나 언제나 아쉬운 점은 전문 가톨릭 교육자의 양성에 대한 논의는 양과 질에 있어 아주 미흡하다는 것이다.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려면 솜씨있는 정원사가 필요하고, 헤어스타일을 멋지게 하려면 센스 있는 미용사가 필요하다. 교육자는 모름지기 알고 훈련되어 있어야 남을 가르칠 수 있다. 교육자의 지식과 훈련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교육의 완성도 역시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면 질문을 해보자. 우리 교회의 청소년 교육자들은 어떻게 완성도 높은 교육을 받고 있는가?
교육자가 되기 위한 훈련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차원의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기가 가르치는 교육내용에 대한 완벽한 숙지이고, 둘째는 교육 전반에 대한 이해로서 교육의 본질(교육이란 무엇인가)과 교육방법(강의법, 토론법, 미디어 활용법, 문제중심 학습법 등)에 정확한 숙지이고, 셋째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욕구와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가톨릭 교육이 성공하려면 교회의 교육자들 역시 위 세 차원에서 전문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 가톨릭 지식이 없는 교육자가 어떻게 교리를 가르치겠는가. 교육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가르쳐야 효과적인지를 모르는 교육자가 어떻게 수업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운영하겠는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정서적?심리적 상황과 사회경제적 환경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지 않은 교육자가 어떻게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전문적인 가톨릭 교육자 양성에 힘써야 할 때다. 먼저 내가 속한 가톨릭 대학교에 전문적 가톨릭 교육 전공(학·석사 과정)의 설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최준규 신부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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