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물을 모셔놓는 것은 거룩한 표징 나타내며
신자 증거하는 상징 장소 꾸미는 장식물로
취급해서는 안되고 존경스럽게 다뤄야
[질문]
얼마 전 세례를 받은 신자입니다. 입교 전에는 몰랐는데, 대부분의 신자들이 차 안에 묵주를 걸어놓거나 십자고상, 성모상과 같은 성물들을 세워놓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고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기복적인 신심은 아닌가요.
[답]
버스나 자동차를 탔는데 차 안에 묵주가 걸려 있거나 십자고상, 성모상, 성인상 같은 성물들을 보게 되면 운전하시는 분이 ‘천주교 신자구나!’라고 생각되어 매우 반갑고 마음이 기뻐집니다.
하느님을 믿는 같은 교우로서 신앙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박해를 받았던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신자나 우리의 신앙선조들은 몸에 간직해 두었던 십자가나 묵주, 물고기의 형상을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보여줌으로써 서로가 신자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물들을 어느 장소에 모셔 놓거나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것은 하느님의 거룩한 표징을 나타내 주며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임을 모든 이들에게 증거하는 상징이 되지요.
모셔져 있는 성상을 바라볼 때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삶의 태도를 각성하게 되고 다른 이들도 그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그리스도신자의 모습에 대해 판단하기도 합니다.
또한 성물은 하느님을 예배하는 데만 사용하는 거룩한 물건입니다. 그래서 성물을 구입하게 되면 먼저 사제에게 축복을 받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자동차안에 모셔놓은 축복받은 십자가나 묵주를 쳐다보면 하느님의 현존과 성모님의 사랑을 느끼며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을 하게 되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기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동차나 어느 장소에 성물이 모셔졌다고 해서 은총이 주어지거나 재앙을 면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기복적인 미신행위이지요.
성물을 자동차나 어느 장소를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물로 여기저기 사용되거나, 아무렇게나 취급되어서도 안됩니다.
하느님을 예배하기 위한 성물이기 때문에 존경스럽고 귀하게 다루어져야 하며 성물 안에 내재해 있는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