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긴 읽어야 하는데… “망설이지 마세요”
살아 계시며 영원히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의 생생한 말씀을 간직하고 있는 성서. 교회의 생명력은 이 성서에서 비롯한다. 교회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읽고 그 말씀 안에 머물며 새로운 활력을 얻어 그분의 말씀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마땅히 자주 읽고 묵상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생활화해야 하지만 선뜻 성서를 가까이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성서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성서주간(20~26일)을 맞아 하느님 말씀의 참 맛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 일단 성서를 펴 읽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가 되고, 시작이 반이다. ‘어렵다’ ‘시간이 없다’고 핑계만 대지 말고 성서 첫 장부터 펼쳐 읽어야 한다.
때마침 한국 주교회의는 최근 한국 가톨릭교회가 독자적으로 완역한 새 ‘성경’을 인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특히 이 ‘성경’은 그간 사용해온 ‘공동번역 성서’가 의역에 치중한 나머지 성서 본문이 지닌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단점을 보완했다. 또 수많은 원문 대조 및 윤문 독회를 거치면서 현대 우리말 어법에 맞도록 번역돼 있어 신자들의 이해를 돕기에 충분하다.
성서 통독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성서 통독표’를 이용하면 좋다. △성서 읽기 진도를 표시할 수 있도록 각 성서의 장을 적은 도표 △1년에 성서를 완독할 수 있도록 매일 읽을 분량을 표시한 도표 등이 교계 서점에 비치돼 있다.
▨ 성서를 쓰자
읽지만 말고 손으로 말씀을 쓰면 이해가 빠르다. 시험공부를 할 때 연습장에 쓰면서 하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치와 같다. 시각적·촉각적 수단을 동시에 활용해 말씀을 가슴에 새겨보자. 이 때 교계출판사가 발간한 다양한 교재를 활용하면 좋다. 성서 필사가 용이하도록 꾸며진 다양한 노트가 출시돼 있다. 어린이용 쓰기 성서도 있으니, 자녀와 함께 필사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쓰고 읽는 것이 어려운 노인이나 환자, 유아들은 ‘듣기’ 방법을 활용하자.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묵상할 수 있도록 성서 말씀을 녹음한 다양한 테이프가 교계 서점에 출시돼 있다.
▨ 전례 안에서 말씀 체험하자
미사 때 독서와 복음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 교회는 전례력에 따라 3년 주기로 신·구약 성서의 주요 부분을 말씀 전례에서 봉독한다. 시간 내기가 힘들어 성서를 읽지 못한다면 미사 참례 순간만이라도 말씀을 경청하자. 미사 참례 전 10분 정도 짬을 내 그날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고 묵상하면 미사 중에 말씀의 참 맛을 체험할 수 있다.
▨ 성서공부 모임에 참석하자
맘먹고 성서 읽기에 도전해도 혼자서 성서 첫 장을 펼쳐 읽다 그만두기 일쑤다. 성서에 대한 기초 지식 없이 무작정 읽기보다 교구 또는 수도회가 운영하는 성서공부 모임(도표 참조)에 참석해 동료들과 함께 배우고 익히면 성서 맛들이기가 훨씬 쉽다. 다양한 교육교재를 통해 성서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고, 같이 공부하는 동료가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최근 각 성서공부 모임은 성서에 대한 단순한 지식 제공 차원이 아니라 말씀을 내면화, 생활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임에 참석하면, 성서 이해를 돕는 여러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은 물론 그룹 대화를 통해 말씀을 묵상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한 것을 서로 나누며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다.
▨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하자
성서는 단순히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탐구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과 수행’을 동반하는 ‘살아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말씀을 배우고 익혔다면 말씀을 그대로 실천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병자를 고친 예수’와 관련한 성서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면 독거노인이나 재가환자를 찾아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사랑을 실천해보자. 이것이 말씀을 생활화하는 방법이다. 삶 속에서 말씀을 실천할 때 말씀은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고 하느님을 전하는 도구가 된다.
▨ 매체를 활용하자
처음 성서를 접하거나 사전 지식이 없어 성서 읽기가 힘들다면 성서 이해를 돕는 매체를 적극 활용하자. 교계 출판사는 성서 각 권에 대한 해설서는 물론 쉽게 풀어쓴 성서 입문서를 다양하게 출시해 놓고 있다.
또 성서 내용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와 성서 공부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교재도 나와 있다. 아울러 ‘생활성서’ ‘야곱의 우물’ ‘성서와함께’ 등 교계 출판사가 발간하는 성서 관련 월간지를 구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통해 성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좋다. 성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성 바오로 딸 수도회 시청각 통신성서 교육원(www.pauline bible.or.kr), 성서와함께(www.liwibi.com), 생활성서사(www.biblelife.co.kr), 성 바오로 수도회(www.paolo.or.kr)와 같은 사이트에 접속해보자. 클릭 한번이나 단어 검색 한번이면 성서에 대한 궁금증이 씻은 듯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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