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예전처럼 회복돼 성가정 일구고 싶어요”
가게 망해 2억원 부채
수술 않으면 목숨 위험
1억원 수술비 감당못해
“이렇게 방치해 두면 어떻게 합니까. 따님 정말 잃고 싶으십니까.”
주치의의 호통에 몸 둘 바를 모르는 서흥석(바오로.수원교구 안성 대천동본당)씨. 누가 자식의 목숨을 그냥 내 버릴 수 있을까. 하지만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못난 부모 만나 고생하는 딸을 볼 때마다 깊은 한숨만 연이어 내쉴 뿐이다.
딸 영순(엘리사벳.20)씨는 발작성 용혈빈혈을 앓고 있다. 혈액 내 적혈구가 너무 빨리 죽어 생기는 이 병은 백혈병처럼 타인의 골수를 이식 받아야만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골수를 찾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1억원 넘게 들어갈 수술비 때문이다.
횟집을 운영하던 서씨는 IMF 때 가게가 망해 2억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있다.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해 고소까지 당한 상태다. 올해 안으로 갚지 못하면 구속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처갓집에서 구해 줘 임시방편으로 의탁해 있는 상태. 친척과 함께 수산물 소매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변변한 수입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순씨는 지난 해 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을 낼 수 없어 입학을 포기했다.
수술비가 너무나 버거운 짐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대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한 영순씨는 한 달에 한번 병원을 찾아 수혈을 받는 것으로 생명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협박 아닌 협박을 받는 것은 이제 서씨에게 일상이다.
핏기 하나도 없는 창백한 딸의 얼굴을 볼 때마다 서씨는 마음이 찢어진다. 더 마음 아픈 것은 어려운 사정을 아는 딸이 용돈이라도 벌겠다며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빚 갚는데 보탬이 되려면 취직을 해야 한다며 밤에는 공무원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딸이야 부모 사정 뻔히 아니까 말도 제대로 못하죠. 조금만 힘든 일을 하면 일어서지도 못하는데 일을 하겠다니…”
서씨는 그런 딸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못난 부모 만나 고생하는 데 내색 한번 하지 않는 딸이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너무나 미안하기 때문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서씨와 아내 이상희(아나타시아)씨는 매일 새벽 마다 성지를 찾아 기도한다.
“이렇게 우리 가정이 무너질 순 없습니다. 딸만 살릴 수 있다면 정말 주님 보시기 좋은 성가정 만들거에요. 우리에게 힘을 주세요.”
※도움 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118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5-11-20
카리타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