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성지체장애인 ‘엠마우스회’
“사람은 사랑으로 살죠”
27일 인천 계양문화회관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던져진 주제다.
인천교구 남성지체장애인단체 ‘엠마우스회’(회장 홍민선, 지도 정광웅 신부)는 누구보다 성실히 이 질문에 답하며 살아가는 이들이다.
“사람의 마음에 깃든 것도 사랑이고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주위의 사랑 덕분입니다.”
삶의 가장 큰 가치는 그리도교적 ‘사랑’이라며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엠마우스회 회원들은 이 가치를 더욱 널리 나누고자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연극으로 엮어 대중들을 초대한다.
지난 1981년 설립된 엠마우스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근간으로 공동체 안에서 심신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복음전파와 친교, 장애인들의 사회생활에 대한 연구 및 지원을 이끌어가는 단체다.
연극도 장애인들에게 재활 의지와 사회참여의 용기를 심어주고, 장애의 벽을 낮추고자 지난 84년부터 지속해온 활동이다.
전문 극단이 아닌, 더구나 장애를 지닌 몸을 지닌 회원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힘겨운 여정을 거쳐야 했다. 특별한 후원인이 없어 자체 예산으로만 무대를 대여하고 기획부터 희곡 각색, 연기, 연출, 무대장치 등 공연에 따르는 모든 일은 회원들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대중을 초대하는 자리라는 책임감에 연습도 일반인들의 몇곱절 더해 지난 여름부터 구슬땀을 흘려왔다. 마땅한 연습실도 없어 교구에서 마련해준 가톨릭회관 강의실까지 휠체어를 밀고, 목발을 짚고, 어눌한 몸짓에 버스를 타고 어렵사리 이동하지만 포기하는 회원은 한명도 없었다. 최근엔 난방비가 부족해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냉기 가득한 공간에서 연습하지만 회원 모두의 열정만은 남다르다.
이번 극의 기획과 주인공역을 맡은 현동준(도미니코)씨는 “연극무대를 통해 회원들이 일반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자신감을 얻고 있으며, 몇몇 회원은 연습을 통해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직업을 얻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연극은 11월 27일 오후 3시 인천시 계양문화회관 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오래 연습한 극이라 한번의 공연으로 끝내기는 아쉽지만 회원들만의 힘으론 공연장을 빌리고 일반인들을 초대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당일 공연으로 마련됐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기사입력일 : 20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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