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제보다 성령강림 상징하는 50일미사 봉헌이 바람직”
“주일에도 교중미사 외에는 장례미사 허용해야”
장기·시신 기증 등 나눔문화 확산 기대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죽음마저도 인생 자체에 대해 통합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이런 통합적 인식을 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장례에 관한 교육교서 ‘죽음을 통하여 새로운 삶에로’를 반포한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는 죽음과 죽음을 둘러싼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기 위한 것이 교서의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상제례문화에 대해 교구장이 교서를 내기는 처음으로 상장례 전반에 대한 진단과 토착화, 나아가 교회의 상장례에 대한 해석 등이 담겨 있다.
“장례예식은 화해가 이뤄지는 장이자 가정의 평화를 회복하고 나아가 이웃을 부르고 비신자들에게는 교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장례는 신앙생활과 가정의 돈독함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주교의 생각과 뜻을 담은 교서는 가톨릭교회 상장례예식의 의미와 봉사 정신을 드러낸다.
이주교는 “장례예식은 고인과 이별의 슬픔에 대한 애도라는 본성적인 의미를 넘어서 부활의 희망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천명하는 복음화의 자리”라면서 “장례미사를 통해 죽은 이들의 영혼은 정화되고 유가족은 위로를 받으며, 미사에 참례한 모든 이들은 부활 신앙을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여정이 시작된다”며 장례예식이 지닌 의의를 밝혔다.
“불교 제례문화에 뿌리를 둔 49제, 100일기도, 삼우제 등 교회에 없던 풍습들이 근래 들어 유행할 뿐 아니라 부정적인 모습마저 낳고 있습니다. 이런 풍습을 우리 교회에 맞도록 적응하는 건 좋지만 그로 인해 교회 정신마저 훼손해선 안 됩니다.”
이주교는 이에 따라 효 정신을 토착화한 삼우미사는 가족 가운데 쉬는 신자들이 교회의 부활신앙으로 돌아오고 고해성사로써 영혼을 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하며, 49제 미사는 주님의 부활 이후 성령의 강림을 상징하는 50일 미사, 혹은 희년의 의미를 담은 50일 탈상미사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별히 이 주교는 주일 장례미사와 관련해 “육신의 부활을 믿는 우리의 신앙을 드러내는 전례적 표지가 되는 것이며, 비신자들에게는 성령의 역사하심 안에서 신앙의 씨앗을 싹트게 하는 자연스런 초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주일에 미사가 많은 본당에서는 교중미사를 제외한 미사를 장례미사로 봉헌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나아가 이주교는 “시대와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다양하고도 발전된 장묘문화가 필요하다”며 “장기와 시신 기증 등을 통해 주님 사랑을 실천하는 나눔의 문화를 건설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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