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아에 ‘희망의 소리’ 50년
전현직 교사·동문 등 500여명 참석
가톨릭계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충주성심학교(교장 김희옥 수녀)가 반세기를 성찰하고 새로운 백년의 초석을 놓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심학교는 12월 4일 본교 대강당에서 개교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교 50주년을 맞아 열린 식전행사(동문귀향축제)에는 수도자, 전·현직 교사, 동문, 재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해 지난 추억을 되새기며 청각 장애를 지닌 모든 이들을 위한 희망의 샘이 될 것을 다짐했다.
특히 50년을 담은 기록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지난 역사를 반추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개교 50주년 행사는 식전행사 후 역사전시관 및 전시회 관람, 감사 미사, 개교 기념식, 축하연 순으로 진행됐다.
감사미사는 교현동성당에서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주례,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장주교는 강론을 통해 “성심학교는 지난 50년 동안 이 땅의 청각장애 어린이들과 부모들에게 희망과 빛이 되었다”며 “50주년은 맞은 성심학교가 한국 최고의 교육 요람이자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성심학교 학생들은 봉헌성가를 부르며 촛불춤으로 50주년을 하느님께 봉헌했으며 뒤이어 열린 개교 기념식에서 충주성심학교는 기숙사가 없던 시절, 학생들을 자택에서 생활하게 한 황덕성(아나다시아)씨를 비롯한 3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성심학교는 1953년 메리놀회 소속 사제로 충주에 파견된 고 옥보을(Wilbur J. Borer) 신부가 1955년 한국 최초로 농.맹아를 위해 설립한 것으로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케한다’는 신념을 통해 교육의 장을 펼쳐왔다.
이후 1999년에는 국내 1만7000개 학교 중에서 대한민국 정보문화상 수상학교로 선정될 만큼 청각 장애 교육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 2002년에는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청각장애 고등학교 야구부를 창단해 장애를 지닌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발하고 있다.
◎“언어교육 후 일반아동과 어울릴 때 가장 큰 보람”
충주성심학교 교장 김희옥 수녀
“무척 은혜롭습니다. ‘주님의 뜻이오니 주님 뜻대로 하소서’란 말처럼 그저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릴 뿐입니다.”
충주성심학교 교장 김희옥 수녀는 개교 50주년을 맞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충주성심학교에는 현재 유치원생을 포함해 초중고생 17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유치부 아이들에게 언어지도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수녀. “언어지도를 통해 유치부 아이들이 일반 아동들과 어울려 교육받을 수 있었을 때, 정말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편 김수녀는 장애인, 특히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학교를 운영하다보니 일반인 누구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에 노력하는 경우를 거의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수녀는 “기관, 공공시설 등에 수화통역사가 배치되면 많은 도움이 될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교회에서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사목 전담 사제들과 사목자가 증가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반세기를 지나 새로운 50년을 전개해 가는 충주성심학교. 김수녀는 “50주년을 맞아 학교가 학생들에게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앙과 사랑으로 굳건히 살아가는 터전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며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긍정적인 삶을 사는 신앙인을 키워내겠다”고 밝혔다.
기사입력일 : 200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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